생명과학분야 연구개발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불량 또는 미흡 판정을 받아 연구비 지원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과기부가 지난해와 올해 국가연구비를 지원받는 생명과학분야 213개 과제를 대상으로 연구성과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결과, 연구비를 지원 받을 수 없는 미흡 또는 불량 평가를 받은 연구과제가 각각 17건과 8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연구비가 계속 지원되는 평가점수인 아주우수는 19건, 우수 50건, 보통 99건 등 이었다. 연구과제에 대해 미흡, 불량 등의 평가를 받을 경우 연구책임자는 특정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참여자격 제한과 2∼5점의 평가점수 감점, 향후 연구책임자 참여제한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특히 올해 55개 과제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는 광주과기원의 스포렐 교수가 외국인 교수 가운데 처음으로 맡아 추진했던 국책연구개발사업이 계약해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과기부의 조사 결과 독일 출신인 스포렐 교수는 지난 96년 광주과기원 생명과학과 교수로 임명된 뒤 98년 `인간유전자와 ELL의 초파리 사동체에 관한 특성연구'로국책연구과제를 따냈으나 교수 임용계약이 끝나는 올해 2월 독일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광주과기원은 스포렐 교수의 출국사실 조차 모른 채 지내다 뒤늦게 지난4월에야 임용계약 만료사실을 확인하고 과제책임자 교체를 요청했으나 과기부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과기원 관계자는 "스포렐교수의 임용계약이 끝나 출국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독일에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구과제에 대한 절대평가를 실시해 연구비 지원이중단되는 사례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에는 상대평가를 실시함으로써 미흡, 불량 등의평가를 받는 과제가 늘어나게 됐다"며 "과제추진이 부실한 경우에는 강도 높은 제제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