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일자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부업을 찾아나서는 "투잡스(Two-Jobs)족"이 빠르게 늘고 있다. 유형도 다양하다. 빠듯한 월급 때문에 부업을 찾아나선 케이스도 있지만 돈벌이가 시원치 않은 회사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업에 나서기도 한다. 국내 유명 웹에이전시 업체에서 웹디자이너로 근무하는 J씨(29)는 주말을 이용해 개인과 중소업체의 홈페이지를 제작해 주는 부업을 한다. 대형 프로젝트가 빈번해 밤샘 근무가 잦은 탓에 주말에만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중견 컴퓨터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P과장(33)도 최근 투잡스족에 합류했다. 몇 달 전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 친구들과 벤처기업을 차렸는데 불황여파로 돈벌기가 수월찮자 임시방편으로 다시 일자리를 구했다. 정작 본업은 퇴근 이후나 주말에나 매달린다. 솔루션 업체에 근무하는 K대리(29)는 낮에는 벤처기업 직원이지만 밤이면 호프집 사장으로 변신한다. 그는 "벤처업계가 어려운 탓에 언제 직장을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어서 부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닷컴업체의 홍보업무를 맡고 있는 L과장(30)도 최근 다른 업체들의 홍보업무에 나섰다. 명함도 여러개 갖고 다닌다. 물론 몸담고 있는 회사의 홍보업무에 주력하고 있지만 짬짬이 부업으로 맡게 된 업체들을 챙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IT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알게 모르게 부업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한다. 최근 인터넷 채용정보사이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직장인 10명중 1명꼴로 부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잡스족이 부업을 하는 이유는 단연 "경제 사정"(58.6%)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재 부업을 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도 87.9%가 "기회만 닿으면 갖고 싶다"고 밝혀 투잡스족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