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충재 < 동서대학교 게임학과 교수 >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지난 3~4년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괄목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성장에 불안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고 게임산업의 중장기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사람도 늘고 있다. 게임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이대로는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지금 전환점에 서 있다. 따라서 냉정하게 현실을 점검하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게임산업은 그동안 플랫폼과 장르에 있어 심각한 편중현상을 보였다. 대부분의 게임개발사는 PC게임 온라인게임 및 모바일게임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게임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케이드게임이나 비디오게임에는 그다지 투자하지 않고 관심도 갖지 않고 있다. 게임 장르도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롤플레임게임(RPG)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임산업의 가장 대표적인 흐름은 "멀티플랫폼화"이다. 다시 말해 게임 기술과 장르의 영역이 파괴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고려할 때 국내의 편중현상이 게임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취약한 기반구조도 문제이다. 게임산업을 발전시키려면 기술력 예술성 기획력 시장분석력 마케팅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 게임 선진국에서는 이런 요소들이 골고루 발전해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선 기술력과 예술성은 선진국에 근접해 있지만 기획력 시장분석력 마케팅력이 약하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지 않고는 게임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임업계의 폐쇄적인 풍토도 짚어봐야 한다. 분야별로 전문회사들이 활동하는 게임 선진국들과 달리 국내에서는 게임 제작에 필요한 기반기술 개발에서 게임 콘텐츠 개발까지,심지어 유통과 마케팅까지 한 업체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의 큰 흐름인 "원소스 멀티유스"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게임을 개발하는 여러 회사들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디지털방송 회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야 한다. 국내 게임시장은 포화상태에 달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이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고 업체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세계 게임시장의 1.4%에 불과한 좁은 내수시장에 집착하지 말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공격적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지금 전환점에 서 있다. 게임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서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시장은 점점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간신히 산업으로 자리잡은 게임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앞으로 2,3년간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는 게임산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고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작은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세계 최고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힘을 쏟아야 할 때다. cjim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