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BT.NT 영재육성 주력" ] 김영환 < 과기부 장관 > 우리 과학기술은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1995년 이공계 대학생 수가 45만명이었지만 올해 19만명으로 줄어들었다. 기초과학 전공자가 거의 없어 교수가 직접 비커를 들고 실험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의대의 경우 임상의사를 배출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공대생 상당수가 고시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철강 원자력 분야 등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기적을 일으켰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원천기술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 또 내년 대선에서 지역주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정치적 리더십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문제가 있지만 내년 예산에서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15.8%로 총 정부예산 증가율(5.9%)보다 훨씬 높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는 획기적인 일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절대 규모는 작지만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중국이 뒤쫓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의 원동력은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 전략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 특히 IT가 중요하다. 원천기술을 갖추고 고도의 프로그래머와 기술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문화기술(CT) 분야는 산업으로 육성시켜야 한다. BT와 관련, 우리 투자비는 미국의 65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뺄셈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우선 버릴 것을 먼저 결정하자는 것이다.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게놈 연구의 경우 우리가 후발주자이고 대부분 특허를 미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전통기술과 신기술의 융합에 초점을 맞추고 전략을 짜야 하며 인력개발 및 인적자원 확충을 위한 교육개혁도 필요하다. 국가 예산이 5조원이나 투입되는 상황에서 연구 결과를 국민에게 솔직히 보고하고 정부와 과학자들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 3조3천억원이 투입된 대형 사업인 'G7프로젝트'(선도기술개발사업)가 적정했는지, 성과는 있었는지를 철저히 검토해 보겠다. 또 실패에 대한 연구도 적극 펼치겠다. 평가단계에서 외국인도 활용하겠다. 과학기술 관련 교육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영재학교도 육성하겠다. 서울과학관을 건설하면서 다른 부처가 추진중인 자연사박물관과 환경박물관을 함께 연결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 과학기술자 사기진작책과 의과학 육성 방안, 여성인력 활용 정책 등을 확실히 이행하겠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