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든 휴대폰 회사들이 로열티를 주고 있는 퀄컴에서 거꾸로 로열티를 받는 유일한 한국 기업. 세계적인 휴대폰 회사인 모토로라에 원천기술을 공급한 한국 기업. 세계적인 거인들을 차례로 무릎꿇린 장본인은 놀랍게 설립된지 2년이 채 되지 않는 새내기 벤처인 네오엠텔이다. 무선인터넷 동영상 솔루션 개발업체인 네오엠텔(대표 이동헌·34·www.neomtel.co.kr)은 지난 2월 움직이는 영상을 휴대폰을 통해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인 'SIS(Simple Image Service)'를 퀄컴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엔 모토로라가 생산하는 GSM방식의 휴대폰에 SIS를 탑재하는 계약을 맺었다. 네오엠텔은 여기에 한 술 더 떠 모토로라가 운영하는 전세계 무선인터넷 포털을 관리하고 콘텐츠 수익을 나누기로 했다. ◇한국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네오엠텔이 자체 개발한 무선인터넷 동영상 솔루션인 SIS는 무선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전송하는 기술. 동영상 파일을 최대 1백분의 1까지 압축,전송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동영상은 휴대폰 화면을 재미있는 동영상으로 장식하려는 청소년 및 신세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네오엠텔은 지난 6월 국내 4개 이동통신회사들이 이 회사 제품을 무선인터넷 표준 동영상 솔루션으로 채택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갖가지 무선인터넷 동영상 솔루션이 판치고 있었다. 한마디로 춘추전국 시대였던 셈.당연히 이동통신회사마다 다른 방식을 사용해 서로 동영상을 주고 받을 수 없었다. 동영상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던 이동통신사들이 기술력에서 탁월한 SIS를 선택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내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한국 표준으로 채택된 후 네오엠텔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목표는 퀄컴과 모토로라.처음엔 들은 척도 않던 두 회사는 우연히 네오엠텔의 솔루션을 보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왔다. 덕분에 네오엠텔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퀄컴과 모토로라에 원천기술을 공급하게 되면서 SIS는 세계 무선인터넷 동영상 표준에 바짝 접근했다. 두 회사에 원천기술을 제공할 경우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40%가 SIS를 탑재하게 되는 셈이다. 네오엠텔은 게다가 현재 유럽의 대형 휴대폰 제조회사 두 곳과 협상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네오엠텔의 성공비결=이동헌 사장은 "사업에 성공하려면 너무 앞서 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네오엠텔은 남들이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에 들떠 있을 때 차분하게 현재 휴대폰 환경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을 기울였다. 덕분에 기술개발과 동시에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바로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사장은 "네오엠텔은 앞으로도 영화같은 고해상도 영상 기술보다 저해상도 기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