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성찬입니다"란 인사와 함께 내민 명함을 받아 든 순간 눈이 의심스럽다. 명암 한켠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휴대폰 전화번호들. 011,016,017,018,019 등 제각기 다른 이동통신사들의 전화가 무려 6개나 된다. "실제로 사용하는 전화냐"고 묻자 앞뒤 호주머니에서 6개의 휴대폰을 꺼낸다. 한달 휴대폰 요금만 60만원이란다. 지불결제업체 다날의 박성찬 사장(38). 그가 무려 6개의 휴대폰을 들고다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장은 최전방에서 뛰는 영업사원이다. 날마다 고객인 이동통신회사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특정 회사 휴대폰만 쓴다면 도리가 아니다" 박 사장의 설명이다. 박 사장에게 휴대폰은 수익을 창출하는 금맥이나 다름없다. 다날의 매출액은 대부분 휴대폰과 관련된 부문에서 발생한다. 다날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휴대폰대금결제솔루션 '텔레디트'의 경우 출시 1년여만에 2백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인터넷 콘텐츠를 사용할 때 휴대폰으로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은 국내에서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휴대폰 사용자가 인구의 절반을 넘기 때문이다. 다날은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넥슨 SBSi 등 내로라하는 인터넷업체를 비롯 7백여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 결제시장에서 다날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40%나 된다. 최근에는 다날의 결제솔루션을 이용해 이뤄지는 휴대폰 결제액이 하루 2천만원을 돌파했다. 다날을 일반에게 널리 알린 계기가 됐던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다날은 이 서비스로 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박 사장은 "벨소리가 돈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이 분야에 뛰어들어 싸우고 있으나 발빠르게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ARS 결제시장에서도 점유율도 높여가고 있다. 아직 ARS 전문업체들에 비해 점유율과 매출액은 떨어지지만 지난 99년 출원한 ARS 특허 심사 결과가 나오면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날은 국내 최대의 ARS 솔루션업체인 소프트가족보다 20여일 먼저 특허를 출원했다. 박 사장은 "벨소리다운로드 특허를 다른 업체들과 공유했던 것처럼 ARS 결제기술이 특허로 등록되더라도 타 업체들과 함께 가는 길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날은 앞선 기술력에 힘입어 회사 설립 4년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내년 4월께 코스닥 등록까지 마치면 사업을 보다 본격화할 수 있는 새로운 탄력을 얻게 된다. '다가오는 날은 다 좋은 날'이라는 회사이름 풀이가 유독 눈에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