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냐세염.갑인사 할께염...져은 칭구 마뉘마뉘 사귀거 시퍼염(안녕하세요.가입인사 할께요...좋은 친구 많이많이 사귀고 싶어요)" "오널 칭구 만난는데 잼었어여, ㅋㄷㅋㄷ(오늘 친구 만났는데 재미있었어요, 키득키득)"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이 사례에서 보듯 한글 훼손이 심각하다. 표준문장을 사용하는 네티즌은 도무지 찾아보기 어렵다. 말을 소리나는대로 쓰거나 줄여쓰지 않고는 채팅에 낄 수도 없다. 표준어와 다른 "네티즌어"가 고착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인터넷상의 한글 훼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온라인채팅에서 빠른 대화를 위해 시작된 이런 현상은 이제 사회문제가 됐다. "걍(그냥)","짱나(짜증나)",열라(매우) 등은 이제 신세대들 사이엔 일상적인 언어가 됐다. 최근엔 "탸콰 뎌응 九(착하고 좋은 친구)"처럼 일반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국적불명의 표기까지 등장했다. 효율적인 줄여쓰기 단계를 넘어 "한글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한글학자들은 인터넷에서 한글 훼손은 실생활로 이어져 의사소통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서 한글 훼손을 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네티즌들과 인터넷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우리말 살리기 운동"을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5일 유니텔 천리안 하이텔 등 3대 PC통신동호회연합회는 서울 신문로 한글회관에서 "인터넷상의 우리말 살리기 운동"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연합회는 특히 우리말 오염실태 보고 및 이와 관련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기존 언어체계를 벗어나 언어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아름다운 말과 글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른 인터넷 언어의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동창회 사이트인 "다모임(www.damoim.net)"은 청소년 문화 사이트인 "아이두넷(www.idoo.net)"과 함께 "온라인상의 언어파괴는 이제 그만!"이라는 주제로 올바른 우리말 쓰기 캠페인을 펴고 있다. 일부에서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언어를 긍정적인 변화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을 10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인터넷 언어는 청소년들이 창의력을 동원해서 창조해 낸 하나의 문화"라며 "한글 파괴를 걱정하는 기성세대는 네티즌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