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거대한 장터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개성이 다른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재미있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서핑을 하다 불현듯 혼자라는 사실을 절감할 때가 있다.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로 밤새워 괴로워해도 인터넷은 말이 없다. 더구나 세상에는 객관적인 자료로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 상담 사이트에 들어가 고민을 털어놓아도 정형화된 답변만 듣게 된다. 이런 까닭에 네티즌들은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인터넷사이트 '인터넷은 대답한다'(www.nownuri.net/ianswer)는 성(性) 문제, 사랑의 해법, 10대 고민방, 인생의 무게 등 4개의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상담자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풀어놓고(물론 익명으로)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여러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하면 네티즌들이 투표에 참여해 '고민남녀'의 결정을 돕는다. 투표 후에는 적절한 조언글을 올리는 등 좀더 적극적으로 고민남녀의 해결자로 나설 수 있다. 간혹 상담자의 어리숙한 행동에 답답함을 느끼고 질타를 보내는 이도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대부분 따뜻한 시선과 함께 진심어린 조언을 해준다. 상담내용은 흔히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연애상담부터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기막힌 사연까지 다양하다. 애인의 변심 때문에 괴로워하는 여대생, 주식투자 실패로 월급을 차압당한 청년, 중병 후유증으로 대머리가 되어버린 고등학생의 고민도 올라온다. 선배 언니를 차버린 남자에게 복수하려고 접근했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사연, 애인이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됐다는 이야기, 누나 또래의 새엄마를 맞은 소년의 이야기 등을 읽노라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네티즌들의 조언도 다양하다. 지난날 사연과 비슷한 경험을 한 네티즌들은 진심으로 위로하며 조언을 해준다. 전문상담가 못지않게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는 네티즌도 있다.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오히려 따끔하게 질타하는 글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저 남의 일로 치부하고 구경이나 하고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마치 자신의 일인 양 함께 고민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보기 좋다. 인터넷 가상공간에서도 하기에 따라서는 정을 주고받는 인간관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사이트이다. [ 제공 : 나우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