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알뜰 경영'이 화제다. 코메론의 강동헌 대표와 일륭텔레시스의 이동욱 대표가 전형적인 '짠돌이'로 통한다. 지금까지 비행기를 탈때 이코노미석 티켓만 샀다. 단 한차례도 비즈니스나 일등석 티켓을 구입한 적이 없다. 10시간 이상 걸리는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비행기를 갈아타며 하루종일 가야하는 남미나 아프리카의 외진 곳을 갈때도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 연간 매출 수백억원대의 코스닥 기업 CEO인 이들은 한결같이 "CEO는 어려웠던 때를 잊어버려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강 대표는 지난 7월 해외박람회 참가차 뉴질랜드를 찾았다. 물론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 그는 "이코노미석 표를 샀는데 공항에서 이코노미석이 만석이라며 비즈니스석을 '공짜'로 얻어 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직원들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다. 회사가 부산에 있어 눈을 보기 힘들지만 직원들의 스키 수준이 뛰어나다. 겨울이 되면 4∼5차례 정도 직원들과 무주리조트로 스키를 타러간다. 물론 경비는 회사 부담이다. 강 대표는 "CEO의 절약정신은 곧 그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줄자 생산업체인 코메론의 지난해 매출은 2백15억원. 이 대표도 이코노미석 단골이다. 지난 5월 새로 영입한 임원1명과 미국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신임 임원은 이 대표가 10시간도 넘는 여행에 이코노미석을 타는 걸 보고 놀랐다. 이 대표는 "시스코 회장도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고 들었다"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이 회사의 올해 연구개발 비용은 50억원. 지난해(20여억원)의 두배를 넘는다. 돈을 쓸데는 쓴다는 말이다. 통신장비 생산업체인 일륭텔레시스의 지난해 매출은 4백1억원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