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중국 등에 IT(정보기술)도서 수출, 연간 3백여종의 서적 출판, 시리즈 책 발행 4백만부 돌파, 56만명의 인터넷회원 보유... IT서적 전문 출판사인 영진닷컴(대표 이문칠.58)이 올해 이룬 성과다. 이문칠 사장은 "그동안 수입하기만 했던 IT 도서를 미국으로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영진닷컴이 미국에 수출하는 책은 국내에서 출판된 '포토샵 아트갤러리'. 미국 어도비사의 포토샵 프로그램에 관한 해설서다. 이 책은 우선 1만부가 영어로 번역돼 미국에서 권당 50달러(약 6만5천원)에 팔리게 된다. 영진닷컴은 지난 7월 일본에 '마야2.0'을 수출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청년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50여종의 IT 서적을 공급키로 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수출 비중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8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IT서적 전문 출판사를 설립했다. 당시는 기업들이 PC를 도입하면서 I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때였다. 당시 출판업계에서 경쟁적으로 내놓은 'MS-DOS 입문'은 1백만부나 팔렸다. 90년대 들어서는 IT자격증 붐이 일고 수험생이 수백만명으로 늘면서 각종 IT자격증 서적이 날개 돋친듯 팔려 나갔다. 이 사장은 그러나 "요즘은 입문서는 시장에서 외면당한다"고 말한다. 웬만한 내용은 인터넷이나 동호회를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분야의 해설서 위주로 책을 내는 것이 요즘 출판계의 흐름이다. 이러다보니 옛날처럼 베스트셀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6년부터 영진닷컴이 꾸준히 발간한 '할 수 있다' 시리즈가 4백만부를 넘어섰다. '할 수 있다' 시리즈는 모두 1백60여종. 1종당 평균 2만5천부가 팔린 셈이다. 이 사장은 "IT서적은 4천부가 팔리면 손익분기점에 달하고 1만부 이상이면 베스트셀러로 친다"며 "지금까지 출판한 2천여종의 서적중 가장 애착이 가는 시리즈"라고 말했다. 영진닷컴이 오프라인 서적의 인기를 기반으로 지난 96년 개설한 홈페이지(www.youngjin.com) 회원도 최근 56만명에 달해 웬만한 포털 사이트와 맞먹는다. 영진닷컴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성공을 거두는 비결에 대해 이 사장은 "급변하는 IT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에서는 직원 1백50명중 절반에 가까운 70명이 기획개발자다. 이들은 10개 팀으로 나뉘어 일하며 출판에 관한한 전권을 행사한다. 또 영진닷컴은 기획 관리 마케팅만 맡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아웃소싱을 한다. 이 사장은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을 병행하면서 전자책 등 새로운 환경에 대응해 나가겠다"며 "연말에는 코스닥에 등록해 기업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