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 정도로 가는 극소형 탄소나노튜브 컴퓨터논리회로(LC)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 칩 개발은 반도체의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에 다다른 실리콘을 대체하는 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분야인 나노튜브 기술의 획기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 기술이 본격화되면 현재의 반도체 집적도를 수백배 높여 초대형 슈퍼컴퓨터를 가정용 벽시계 정도 크기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상상속에서만 가능했던 초소형 슈퍼컴퓨터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IBM이 개발한 논리회로는 10나노미터(10억분의1m) 미만의 탄소나노튜브로 만들어진 양극과 음극 트랜지스터 두 개로 구성된 실린더 모양의 단일분자칩이다. 지금까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 성공한 적은 있으나 연산에 핵심이 되는 논리회로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업계 및 학계에서는 반도체의 주재료인 실리콘을 이용해서는 향후 10∼15년후 시장이 원하는 정도로의 칩크기 축소 및 속도개선이 어렵다고 보고 새로운 반도체 물질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논리회로 개발의 성공으로 탄소나노튜브가 실리콘을 대체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 용어풀이 ] 탄소나노튜브=탄소만으로 이루어진 대롱 모양의 신물질로 직경이 몇 나노미터 수준이다. 지난 91년 일본 NEC연구소의 이지마 박사가 처음 발견했다. 강철보다 1백배나 더 강하고 섭씨 3천5백93도에도 끄떡하지 않아 컴퓨터칩설계의 난제를 풀어질 신물질로 세계 각국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실리콘으로는 16기가바이트 이상의 메모리칩 제조가 불가능하지만 탄소나노튜브로는 기가의 1천배인 테라바이트급의 칩제조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