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코스닥등록 예비심사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한빛소프트가 단순 게임유통사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27일 게임개발업체 막고야, 헥스플렉스 등과 20억원 규모의 투자조인식을 가진데 이어 오는 2003년까지 국내외 게임 개발업체에 총 2백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게임유통 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마케팅까지 펼치는 개발.배급사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또 10월에는 자체개발한 PC게임 '아스파이어'를 비롯 '그라운드 서핑' '탄트라'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9월2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게임박람회 'ECTS2001'에서 미 블리자드사와 그동안 의견이 분분했던 PC게임 '워크래프트3'의 국내 유통권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이런 일련의 발표는 모두 지난 16일 코스닥등록위원회로부터 '재심의'판정을 받은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자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최대규모의 게임유통사인 한빛소프트가 재심의 판정은 받은 가장 큰 이유는 한빛소프트 매출액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미 블리자드사와의 지속적인 관계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라는 것.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블리자드가 개발한 게임을 유통해 급성장한 회사로서 향후 국내에서 약 1천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워크래프트3'의 유통권이 불확실한 것이 코스닥진입이 발목을 잡았다는 얘기다. 이는 특정 블리자드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한빛소프트의 태생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 4백1억원 가운데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결국 한빛소프트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위해 최근 향후 국내외 게임의 개발.배급사로 나선다는 비젼발표와 함께 블리자드사와의 공동기자회견을 준비한 것이다.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사장은 "단순 유통사로서의 이미지때문에 코스닥심사에서 손실을 본 측면이 없지 않다"며 "앞으로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통해 3년 이내에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전문 배급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