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표준시각 1일 0시(한국시간 오전 9시)를 기해 활동을 개시, 인터넷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됐던 '코드 레드(Code Red)' 웜 바이러스가 인터넷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드 레드의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은 최근 며칠간 언론이 이에 대해 대대적으로 경고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수십만 명이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수정 프로그램을 전송받아 설치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컴퓨터 보안업체인 비질링크스(Vigilinx)의 제리 프리스 정보이사는 "아직 코드레드가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산하 국가인프라보호센터(NIPC)의 로널드 L. 딕 소장은 "개인과 민간부문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코드 레드 바이러스에 철저히 대비했다"며 "현재 인터넷은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샌 머테이오의 인터넷작동감시업체인 키노트시스템스의 대나 버코위츠 대변인도 "모든 것이 정상"이라며 "약간의 시스템 정지가 있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코드 레드가 지금 당장 공격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앞으로 며칠내 새로운 공격으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31일 "코드 레드는 윈도 NT와 윈도 2000의 인터넷서버 프로그램만을 감염시키기 때문에 일반 가정과 사업체 PC는 안전하다"며 "지금까지 100만 명 이상이 수정 프로그램을 전송받았다"고 밝혔다. FBI의 인터넷 감시를 돕고 있는 컴퓨터 보안 싱크탱크인 샌스(SANS)연구소의 앨런 팔러 연구국장은 "현재 인터넷이 코드 레드로부터 안전한지 아직 알 수 없으며 앞으로 7일 간은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FBI는 지난 30일 코드 레드 웜 바이러스가 1일 0시 활동을 개시하면서 시스템에 방대한 자료를 요구, 과부하 현상을 일으켜 인터넷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며 전세계에 경보를 발령했다. 코드 레드는 지난달 19일 등장 후 9시간만에 시스템 25만 대를 감염시켰고 NIPC는 50만대 이상이 더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바이러스가 동시에 활동하면 인터넷 전체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드 레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모니터에 '중국인에게 해킹당했다(Hacked by Chinese)'라는 문구가 나타나지만 제작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컴퓨터 전문가들은 코드 레드가 처음 등장하고 확산된 곳이 중국이 아니며 중국에서는 아직 이 바이러스의 공격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며 코드 레드가 자국에서 만들어졌다고 볼만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베이징 dpa.AP.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