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산업기술지도(로드맵)는 IMF 이후 한국경제를 이끌어갈만한 산업에 대한 구체적 전망과 전략이 부재한 상태에서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 지도는 앞으로 한국경제가 나가야할 방향을 알려주는 일종의 지침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바이오 디지털가전 무선통신기기 광섬유 전지 로봇 등을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꼽았다. 이 가운데 로봇분야 기술및 시장 현황 등을 점검해 본다. [ 편집자 ] --------------------------------------------------------------- 로봇은 전자와 제어, 기계, 센서 기술 등이 복합된 첨단과학의 결정체다. 몇년전까지만해도 SF영화에서나 찾아볼수 있었던 로봇은 최근 급속히 생활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일본에선 소니의 애완 강아지 로봇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으며 간호.가사 로봇도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이지로보틱스 등이 개인용 로봇을 선보였다. 산업자원부가 '기술로드맵' 보고서에서 RT(로봇기술)를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에 버금가는 차세대 고부가기술로 꼽은건 이같은 미래 성장성 때문이다. 세계 로봇시장은 매년 10% 가량 성장, 2020년께 1조4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실용화되는 로봇 =로봇산업은 현재 공장 등 산업용 중심에서 애완용 오락로봇, 병자간호 로봇, 대화상대용 로봇 등 생활형 개인로봇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생명공학기술 발전으로 인간 수명이 늘어날수록, 디지털기술로 인간의 고립화가 진행될수록 개인로봇 인기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론 내년부터 2004년까지는 로봇기술과 IT가 접목되는 시기로 간단한 청소를 수행하는 청소로봇과 완구로봇 등이 출현할 것이다. 2004년엔 심부름로봇, 유아상대로봇, 게임.스포츠로봇 등 구체적인 작업기능을 수행하는 개인로봇이 등장한다. 2007년 이후에는 지능화된 로봇이 나와 노인들의 말벗이 되는 등 개인용로봇이 자가용처럼 일상 깊숙이 파고들 것으로 예상됐다. ◇ 로봇기술 전망 =개인용 로봇은 제어.감각.운동 기술이 핵심이다. 제어기술은 지시에 단순 반응하는 로봇을 학습을 통해 스스로 판단할수 있도록 만든다. 감각과 운동 기술은 외부 세계를 인식하고 동작할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음성명령인식기술, 자기위치인식기술, 힘 반영 원격제어기술, 경량화 팔 제작기술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 소니가 선보인 애완용 강아지 로봇 '아이보'(AIBO)는 학습을 통해 주인과 좋아하는 색상을 구별하는 수준에 이르는 등 일본은 이 분야에서도 앞서 있다. ◇ 로봇산업 육성 전략 =산자부는 다품종 개인용로봇을 대량생산하는 방식을 국내 로봇산업 육성 전략으로 제시했다. 세계4위 수준인 산업용 로봇시장을 바탕으로 국내 IT 벤처기업의 활력과 제조업의 대량생산기술 노하우를 조합, 저가의 개인용 로봇을 대량으로 생산한다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과 같은 후발개도국과 견줘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선 정부차원에서 로봇산업 정책을 총괄할 가칭 로봇센터나 로봇사업단을 설립, 로봇기술관련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