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하드웨어 심사를 통과해야 값싼 PC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새로운 운영체제(OS)인 윈도XP를 출시할 MS가 이를 탑재할 PC에 대해전례없이 자신들의 하드웨어 인증을 통과해야 할인된 OS 업그레이드 비용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무언의 압력'을 넣어 국내 PC업계가 당황해 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는 최근 자신들이 규정한 윈도XP 하드웨어 인증을 통과하는 PC 업체에는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10달러를 받고, 통과하지 못하면 35달러를 받는다는 방침을 통보, PC업체들이 뒤늦게 이에 대비하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업그레이드 비용은 기존의 윈도98이나 윈도미를 윈도XP로 전환하는데 MS에 지급해야 되는 비용으로 PC업체가 부담하게 된다. MS는 또 업그레이드 비용 뿐 아니라 윈도XP 출시 후 이를 PC의 운영체제로 탑재할 때 PC업체가 지불하는 로열티도 하드웨어 인증을 통과하는 PC에만 할인혜택을 줄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PC업체는 MS로부터 하드웨어 인증을 받지 못하면 3배 이상의 OS 업그레이드 비용과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게 돼 PC 제조원가를 낮출 수 없게 될 형편이다. MS는 윈도98, 윈도미와 윈도2000의 하드웨어 인증을 획득한 PC제조사에 대해 윈도XP와의 호환성 여부를 시험하는 오딧테스트를 직접 시행할 방침이다. 그동안 MS가 새로운 OS를 출시할 때마다 PC 제조사들은 자사의 PC가 새로운버전의 윈도에 적합한지 여부를 MS의 하드웨어 테스트 대행업체로부터 점검받아 왔으나 OS 업그레이드 비용과 로열티를 차등적용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사 관계자는 "MS가 요구하는 하드웨어 인증기준이 까다로운 데다 프린터 등 주변기기를 구동하는 SW인 드라이버까지 윈도XP가 규정하는 제품외에는 사용할 수 없어 MS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어 "MS가 폐쇄적 성격을 가진 윈도XP를 출시하면서 하드웨어까지 자신들의 기준에 맞추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PC제조사 입장에서는 싫어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H사 관계자는 "MS의 로열티 차등부과는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PC업체의 제품 생산에 대한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최근 치열해지고 있는 PC가격인하 경쟁에서 뒤지게 돼 MS의 인증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