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PC게임마다 "장르의 아버지"라 불리는 게임이 있다. 새롭고 독특한 게임플레이로 선풍적 인기를 얻어 새 장르를 개척한 게임들을 일컫는 말이다. 일인칭 액션게임에는 "울펜스타인 3D",롤플레잉게임(RPG)에는 "위저드리"시리즈 등이 "아버지"로 불리는 게임들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맹신적" 인기를 얻고 있는 실시간 전략게임의 아버지는 어떤 게임일까. 90년대 초반에 출시된 인기작 "듄 II"가 바로 "실시간 전략게임의 아버지"다. 이 게임은 유명한 "커맨드 앤 컨쿼" 시리즈의 제작으로 연결되었다. 게임 제작사인 웨스트우드는 "듄 2"의 전설을 다시 한번 재현시키기 위해 후속편인 "엠퍼러: 배틀 포 듄"을 내놓았다.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출시된 후속편이 전편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스토리 속으로 기본적인 설정과 스토리는 전작인 "듄 2"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작의 스토리를 이어가기보다는 같은 스토리를 좀 더 흥미롭고 다양하게 전개했다. 우주의 일부를 지배하는 황제. 그 통치 속에 존재하는 3개의 가문 아트리더스,하코넌,오도스.황제는 신비의 자원이라 불리는 말랑기를 손에 넣기 위해 세 가문에 특명을 내린다. 가장 많은 자원을 채취하는 가문에 아라키스 혹성의 소유권을 주겠다고. 말랑기로 가득찬 황금의 아라키스. 세 가문은 권력과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투에 임한다. 게임플레이 "엠퍼러: 배틀 포 듄"의 재미는 각자 다른 특성을 지닌 세개의 가문에 있다. 명예와 정의를 중시하는 아트리더스는 장거리에 강한 통상적 유닛들을 앞세운다. 악마의 가문이라 불리는 하코넌은 유닛의 힘으로 적을 압도하지만 뛰어난 전략이 요구된다. 마지막 가문인 오도스는 낮은 내구력과 힘을 스피드와 교활한 전략으로 커버한다. 세 가문은 기본 유닛들(자원채취차량,스카우트 등)을 제외하곤 전혀 다른 유닛들을 보유하고 있다. 유닛의 독특한 특성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각각의 가문에 맞는 다른 전략을 구사하도록 유도한다. 실시간 전략게임의 꽃이라 불리는 멀티플레이는 인터넷을 통해서는 최대 4명,네트웍을 통해서는 최대 8명까지 지원한다. 맵 에디터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다양하고 흥미로운 여러개의 맵을 게임과 함께 제공한다. 통상적인 전투모드 이외에도 공동으로 싱글플레이 미션을 플레이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 색다른 멀티플레이도 가능하다. 글을 마치며 현재 실시간 전략게임 시장에 대해서는 흔히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얘기한다. 그만큼 많은 게임이 쏟아져 나왔고 불후의 명작이라고 부를 만한 게임도 여럿 나와 있다. 여기서 지난날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출시한 "엠퍼러: 배틀 포 듄".아쉽게도 오리지널이 준 충격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임이 되고 말았다.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상당한 수준작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가 워낙 큰 탓에 실망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로스엔젤레스=이진오 게임일보(www.gameilbo.com)대표 gameilb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