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00부대 비밀문서 합동보관실에 출입하는 병사들은 열쇠를 휴대하지 않는다. 출입문에서 미리 지정된 네자리 비밀번호를 누른 뒤 화면에 나온 다섯개 숫자를 읽는 것으로 신분확인및 열쇠를 여는 절차가 끝난다. 웹프로텍이란 국내 벤처기업의 음성인식 출입통제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부터 이 부대원들은 열쇠 분실에 대한 우려를 씻을 수 있게 됐다. 승인된 사람의 출입 기록이 정확히 남기 때문에 내부자에 의한 문서유출이 일어나더라도 쉽게 범인을 추적할 수 있다. 회사원 김종인(34)씨는 요즘 ID와 패스워드 입력 절차 없이 지문만으로 간편하게 인터넷 뱅킹과 세금납부 등을 하고 있다. 한빛은행과 지문인식 솔루션업체인 패스21 등이 인터넷 금융거래시 본인여부를 지문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언론을 통해 수십만명의 개인 신상정보를 빼낸 해커들이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을 조려 왔지만 이제 더이상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내 몸이 패스워드이자 열쇠"인 시대가 열리고 있다. 출입통제시스템 등 물리적 보안 위주로 사용돼온 생체인식 보안제품이 온라인에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암호를 외울 필요도 없고 거추장스럽게 카드를 목에 걸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데다 분실이나 도용, 해킹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게 생체인식 제품의 장점이다. 신체 일부를 기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알아서 문이 열리고 온라인상에서도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어 생체인식 제품은 높은 보안성과 편리성을 확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에서 보아 왔던 정맥이나 홍채를 인식하는 시스템은 이미 상용화됐다. 넥스턴은 손등의 정맥을 인식해 출입통제를 하거나 근무태도관리를 할수있는 시스템을 국방부전산실, 해양경찰청, 서대문구청, 마포구청 등에 납품했고 기업은행 전산실, 고려대, 명지대 등도 이를 사용하고 있다. 회사측은 "다른 생체인식 제품에 비해 오인식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며 "대규모 인터넷데이터센터에서도 정맥인식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홍채인식 출입통제 시스템을 판매중이고 세넥스 테크놀로지도 홍채인식 제품을 선보였다. 생체인식 기술은 보안 이외에도 치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아이리텍은 눈의 동공을 인식해 마약사범 등의 약물복용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중이다. 공항이나 대형 경기장, 출입국 관리소 등에 설치해 테러리스트나 범죄자의 얼굴을 인식, 추적하는 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오피소프트는 얼굴인식 기술을 보유한 비전인터랙티브의 솔루션을 공급받아 "얼굴 자동 추적인식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 시스템이 활용되면 범죄자들은 공공장소에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게 된다.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언어 자동 번역기에 대한 개발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보이스웨어와 비전넷, 시스메타는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번역, 필기체 인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음성이나 필기로 한국어를 입력하면 일본어로 자동 번역해 주는 개인휴대단말기(PDA)를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상당수 생체인식 보안업체들은 은행 현금자동지급기나 전자상거래 등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