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단말기(휴대폰)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반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금지한 뒤 급격히 위축됐던 내수시장이 3개월째 판매량 1백만대선을 돌파하며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출 역시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급증하고 있다. 20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이후 10,11월을 제외하곤 1백만대를 밑돌았던 휴대폰 월간 판매량이 지난 4월엔 1백19만대로 늘었고 5월에는 1백43만대에 달해 보조금 폐지 직전 수준에 근접했다. 휴대폰 판매가 호조를 띠고 있는 것은 SK텔레콤(011)이 신세기통신(017)과의 합병조건인 시장점유율 50%를 맞추기 위해 LG텔레콤(019) 가입 대행에 나서면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촉발되고 휴대폰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월 34만대를 파는데 그쳤던 삼성전자의 경우 5월중 71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작년 5월의 83만대에는 미치지 못하나 휴대폰 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던 지난 1월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 1월 24만대를 팔았던 LG전자도 5월에는 50% 증가한 36만대를 판매했다. 3위 모토로라의 판매량도 같은 기간중 6만대에서 12만5천대로 늘었다. 휴대폰업계는 SK텔레콤이 6월말 합병조건을 맞춘 뒤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새로운 이동전화 서비스인 cdma2000 1x용 휴대폰 신규수요가 일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내수시장이 호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대폰 수출도 호조를 띠고 있다. 세계 5위 메이커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천6백만대 29억달러였던 휴대폰 수출을 올해는 2천3백만대 37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금액 기준으로 28% 늘어난 규모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북미시장이 침체됐다고 해도 수출이 계속 늘고 있다"며 "내년에는 '빅3(3위업체)' 진입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미국 버라이존과 스프린트에 대한 휴대폰 수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지난해 3백50만대 6억달러 수준이었던 수출이 올해는 6백만대 1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인도네시아와 러시아에 처음으로 GSM(유럽식)단말기를 수출하기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유럽에도 GSM 단말기를 수출할 예정이다. 팬택 세원텔레콤 등은 최근 잇따라 대규모 물량을 해외에서 수주하고 있다. 팬택은 최근 중국 TCL이동통신에 GSM(유럽방식)단말기 50만대 1천3백억원 상당을 수주했고 세원텔레콤은 중국 닝보보드로부터 50만대,동방통신으로부터 40만대의 휴대폰을 각각 수주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