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춘 < 이글루시큐리티 사장 >

지난 99년초 쓰리소프트의 이석한 대표이사와 처음 만나 교분을 쌓기 시작한지 2년 남짓 지났다.

그동안 필자는 이 사장한테 참으로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는 고려대 응원단장,한국전산원 초고속사업단장 등 이색적이고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던 중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벤처업계에 뛰어들어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사장은 쉬운 일은 어렵게,어려운 일은 쉽게 처리한다.

쉬워 보이는 일에도 정성을 쏟아 사소한 오차도 생기지 않게 하는 반면 매우 어려워 보이는 일은 용기와 배짱으로 밀어부쳐 가볍게 해치운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도 이 사장 손의 들어가면 쉽게 풀린다.

그는 선이 굵은 "덕장"이다.

누가 칭찬이라도 할라치면 겸손하게 몸을 낮추고 직원들한테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또 자신은 항상 어려운 자리를 지키려고 애쓴다.

그가 다양한 개성을 지닌 직원들의 마음을 짧은 기간에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수많은 관중의 시선을 모아 삽시간에 똘똘 뭉치게 하는 응원단장을 지냈기 때문인 것 같다.

술 실력이 형편없는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워하는 점이 있다면 폭탄주를 마다하지 않는 그의 호탕함이다.

회사 안팎에서 말이 많을 때면 그는 직원들과 술잔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하곤 한다.

이런 면모 때문에 직원들은 그를 사장이라기보다 맏형이라 여기며 따른다고 하다.

진정한 카리스마의 본질은 강한 어조나 행동,억지로 이끄는 힘보다는 스스로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이 사장은 가끔 밤늦도록 회사에 남아 일하는 직원들을 찾아 어깨를 다둑거리며 대화를 한다.

이렇게 세심하게 배려하기에 어린 직원들은 마음을 터놓고 그에게 얘기를 한다.

필자는 "회사에는 관리인이 없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이 사장은 "관리자"보다는 사원들이 열심히 뛰도록 지원하는 "응원자"로 남고 싶어한다.

이런 면에서 그의 경영방식은 "수렵형"이 아닌 "목장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물론 이는 쓰리소프트의 성공을 낳은 밑바탕이 됐다.

모든 직원을 리더로 만들겠다는 큰 포용력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용한 실천은 여러모로 어려운 요즈음 진정한 리더의 본질을 깨닫게 한다.

20여년간 쌓아온 화려한 경력을 과감하게 버리고 전혀 생소한 벤처업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승부사적 기질을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 그는 경륜과 패기가 조화된 새로운 이미지의 성공한 벤쳐기업가 모델을 보여줄 것으로 필자는 믿고 있다.

dclee@igloos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