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업체들이 저가 출혈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말이후 경기침체로 촉발된 과당경쟁으로 솔루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0%이상 하락한 상황에서도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업체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생업체들이 시장진입을 위해 저가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대형 SI(시스템통합)업체들도 벤처기업의 시장이던 10억원 미만의 중소형 프로젝트에 뛰어들어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가경쟁=대기업인 A생명보험의 전자구매시스템 구축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뛰고 있는 B사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A사의 담당자로부터 외국업체인 C사가 솔루션을 무료로 주겠다고 제안을 해왔으니 가격을 깎아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이다. A사는 가격을 어디까지 낮춰야할지 고민중이다. eCRM솔루션 업체인 D사는 최근 인터넷기업인 E사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그러나 경쟁업체가 일부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E사를 설득,결국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게됐다. e메일마케팅업체인 F사는 올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한 영업을 아예 포기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평균 4천만원선에서 유지되던 솔루션 가격이 올해들어서는 1천만원대로 떨어졌는데도 공공기관은 예산부족을 내세워 가격을 더 내려달라고 하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서비스 업체까지 가세한 웹에이전시 시장도 '덤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웹에이전시 업체인 D사 관계자는 "올해들어 1억원이하에 낙찰되는 프로젝트가 많아졌다"며 "특히 신생업체들이 계약직 사원을 고용해 인건비를 낮추고 저가로 들어오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이 번번히 입찰에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SI업체의 벤처시장진입=대형공공사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SI업체들이 벤처들의 시장으로 인식되던 단품소프트웨어 공급 프로젝트까지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말 정부 모기관의 KMS구축 시스템은 당초 5억5천만원의 규모였으나 절반도 안되는 2억2천만원을 제시한 대형 SI업체인 P사가 수주했다. 또 6월중 사업자가 결정되는 정부산하기관의 그룹웨어 구축 프로젝트에도 다수의 대형 SI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한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기술을 가진 벤처보다는 돈 많은 벤처가 살아남을 수 밖에 없다"며 "공정 경쟁을 위한 풍토조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