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슨 노예여? "병특자"(병역특례자)는 국가를 위한 노예냐고?" 병역특례자들의 분노가 인터넷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경기가 침체되고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병역특례"라는 "족쇄"를 차고 있는 병역특례자들에 대한 중소업체나 벤처기업들의 횡포가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병특자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글을 종합해보면 기업들은 병역특례를 미끼로 채용한 뒤 하루 15~16시간씩 일을 강요하기 일쑤다. 밤샘작업과 휴일근무에 시달린다는 이도 많다. 그런데도 월급은 고작 50만원 안팎.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업체도 널려있다. 특례배정 인원에 포함시켜주겠다는 사탕발림으로 부려먹은 뒤 해고해버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중소업체에 기술인력을 지원함으로써 국가산업 육성.발전에 기여한다는 본래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병역특례를 악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병역특례자들이 애환을 나누고 권익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관련 사이트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병역특례들의 모임"(www.tukre.net)등의 게시판에는 병특에 관한 각종 억울한 사연이 올라 있다. 병역특례말지원자 A씨는 정보통신 벤처업체인 T사로부터 특례취업 제의를 받고 입사했다가 나중에야 병역특례업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B씨는 병역특례 정원이 채워진 P사로부터 "정원이 늘면 편입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하루 16시간의 고된 근무를 참았는데 최근 인원이 적게 배정됐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병특자들에 대한 핍박이 심해지면서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게시판에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더이상 어둠속에서 살지 말자"는 글을 올려놓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단결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병특자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군대는 가지 않는 것이 최상이고 가더라도 가급적 편하게 갔다와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는 지적이다. 너도나도 병역특례자가 되려고 하니까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병특자들의 애환이 담긴 게시판에는 "병특도 자랑인가"라는 시비조의 글이 따라붙는다. 한 병특 관련 사이트 게시판에 올려져 있는 "현대판홍"이란 네티즌의 글은 요즘 젊은이들이 병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변해준다. "나도 빨랑 병특엘 가고 시픈대,적당한 자리가 없다. 내가 넘 눈이 높아서 그런가. 아,나도 군제 면제시켜줘~"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