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콘텐츠업계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돈을 벌어주는 우수한 콘텐츠는 집중 육성하되 일부 비인기 콘텐츠는 서비스를 중단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나섰다.

<>무선인터넷 콘텐츠 현황=현재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보유한 무선인터넷 콘텐츠수는 SK텔레콤이 5천1백개,KTF가 4천여개,LG텔레콤이 5천여개,SK신세기통신이 2천5백여개 등이다.

콘텐츠공급업체(CP)의 수는 사업자별로 각각 3백여개 정도이다.

그러나 조회수에서 상위 10위안에 드는 콘텐츠들의 이용시간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편중이 심하다.

SK신세기통신의 경우 상위 10개의 콘텐츠가 전체 이용시간의 58%에 이르고 있으며 KTF도 상위 10개가 44.8%,LG텔레콤은 38.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CP의 빈익빈 부익부=콘텐츠별 인기편중 심화로 CP들 사이에도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엔탑(n.TOP)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CP들의 경우 거원시스템과 다날,텔미정보통신 등은 월간 평균 1억원 이상의 수익을 고정적으로 거둬간데 반해 한달에 고작 10만원대 수익을 올리는 업체도 적지않다.

LG텔레콤도 마찬가지다.

캐릭터와 멜로디 다운로드 콘텐츠를 제공하는 옴니텔과 야후커뮤니케이션은 월 평균 1억5천만~2억원정도 수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지만 대부분 CP들은 많아야 1백만원대에 그치고 있다.

<>이동전화 업체의 옥석가리기=KTF는 콘텐츠 항목별로 1~2개 우수 CP를 선정,이들을 집중 육성하고 나머지업체에 대해선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각종 장려금 지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SK텔레콤도 시장점유율 제한이 풀리는 7월부터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무선인터넷 이용자를 크게 늘리는 대신 비인기 콘텐츠는 과감히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주문형오디오(AOD)와 주문형비디오(VOD)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CP들에는 대폭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LG텔레콤도 올 하반기에는 유료화 대상 콘텐츠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모든 CP들이 고객의 요구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문제점은 없나=무선인터넷 시장이 초기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옥석가리기"에 나설 경우 일부 자금력이 있는 소수 CP들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도산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게 CP업계의 우려이다.

또 일부 인기있는 콘텐츠만 육성할 경우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안될 뿐더러 CP들도 너도나도 돈되는 특정 콘텐츠 개발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무선인터넷협회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장기적으로 무선인터넷 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정책적인 고려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