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주도의 동기 IMT-2000 컨소시엄 핵심세력인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소속 회원사들이 대거 LG컨소시엄으로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동기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LG와 하나로통신의 갈등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은 동기식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기존 하나로컨소시엄에 참여한 PICCA 소속 회원사들을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이미 텔슨전자 등 PICCA의 동기사업추진위 주도 업체들은 LG컨소시엄에 합류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다음주중 PICCA 동기사업추진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동연 텔슨전자 부회장이 LG텔레콤측을 만나 구체적인 논의를 벌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PICCA외에 하나로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여성경제인연합회 등 중소기업 단체들도 잇따라 LG컨소시엄으로의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LG의 구상=LG는 빠르면 이달 말까지 동기식 컨소시엄의 국내외 참여업체 선정을 완료하고 전격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LG텔레콤 임병용 상무(전략개발실장)는 "이미 국내 주주선정은 가시화 단계에 이른 상태"라고 말했다.

LG는 어떤 형태로든 ''LG가 컨소시엄의 대주주가 돼야 한다''는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중소·벤처기업들의 경우 하나로컨소시엄처럼 특정 단체에 일정지분을 배정하는 것보다 우량업체들 위주로 개별적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LG는 이미 LG텔레콤의 유상증자에 참여시키는 형식으로 ''LG 주도의 독자 컨소시엄'' 방침을 굳힌 상태이다.

◇하나로통신 입장=하나로통신은 기존에 구성해놓은 컨소시엄에 LG가 들어오길 바라고 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설사 LG가 대주주가 되더라도 상관없다"(하나로 관계자)는 것이다.

하나로가 구성해놓은 동기식 컨소시엄은 하나로통신이 10%,PICCA와 중소벤처 3백여개사 28%,국민주 10%,삼성과 동양그룹 1.18%,해외사업자 35% 등이었다.

그러나 PICCA 등 하나로 컨소시엄의 핵심세력이 LG쪽으로 빠져나갈 경우 하나로통신은 LG와의 동기식 주도권 싸움에서 크게 불리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LG의 행위는 기존 컨소시엄을 와해시키고 하나로를 고립시켜 LG가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컨소시엄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종태·장규호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