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밸리에 나타난 "캥거루 가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난데없이 "캥거루"가 나타난 곳은 테헤란밸리 한가운데 위치한 인터넷 종합 마케팅 업체인 케이티인터넷(대표 김태윤).

캥거루 가족은 다름아닌 케이티인터넷의 선후배들이다.

케이티인터넷은 최근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빨리 회사에 적응하도록 돕는 "캥거루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선배가 새로 들어온 후배를 책임지고 돌봐주는 것.

새끼 캥거루가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어미 캥거루가 주머니 넣고 다니며 키우는 것처럼 새로운 환경에 익숙치 않은 신입사원들을 선배들이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제도다.

케이티인터넷은 금년초 캥거루 제도를 도입해 현재 7쌍의 캥거루 가족이 정을 쌓고 있다.

캥거루 엄마의 자격은 케이티인터넷에서 1년이상 일한 직원 가운데 신입사원이 속하지 않은 다른 사업부 소속원으로 정해져 있다.

캥거루 엄마가 되면 3개월간 캥거루 아기를 보살펴줄 의무와 책임을 갖게 되며 캥거루 아기가 회사에 잘 적응할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필요할 경우 캥거루 아기를 위한 교육비와 양육비를 회사에서 지원한다.

최근 케이티인터넷에 입사한 양지욱(28)씨는 "입사직후 환경이 낯설어 힘들었는데 캥거루 엄마인 공은하 대리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회사에 적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캥거루 제도는 신입사원 뿐만 아니라 경력사원에게도 유용하다.

최근 경력으로 입사한 차승욱(36)차장은 "전 직장에서는 대개 간단하게 환영회를 하고 나면 그만이어서 다른 직원들과 친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케이티인터넷에서는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수 있어 마음이 편했다"고 털어 놓았다.

케이티인터넷의 캥거루 가족과 비슷한 제도는 테헤란밸리의 다른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유니텔.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캥거루 제도와 비슷한 "멘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멘터제도는 선임직원이 새로 입사한 직원들을 일대일로 돌봐주는 제도.

신입사원이 배치되면 해당 팀에서 대리 이상의 선배중 한명이 후배를 책임지고 보살핀다.

또 신입사원 자리에 새내기를 상징하는 초록색 명패를 달아 선배들이 오가다 따뜻한 인사말을 건낼 수 있게 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