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종합교육서비스 업체인 솔빛미디어의 문우춘(41)사장은 마흔줄을 넘긴 나이에도 해맑은 미소와 동안을 유지하고 있다.

어린이와 눈높이를 맞춰 살아온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인터넷 방정환"이란 별명을 붙여도 될는지 묻는 질문에 한사코 아니라며 팔을 내젓는다.

"사업아이템이 어린이교육이라서 그렇지 제게는 걸맞지 않는 수식어입니다. 저는 다만 양질의 교육콘텐츠를 제공하려는 전문경영인인데요 뭐..."

문 사장은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온라인교육 서비스가 교육현장의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창의적인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IT기반에서는 예를 들어 아이들이 스스로 역사현장의 그림을 찾아보고 e메일로 현지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하는 아이,창의적인 미래의 일꾼이 될 수 있습니다"

금성사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한 문 사장은 삼보컴퓨터가 출자한 미국의 RDI란 회사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파산직전의 RDI를 회생시켜 삼보 경영진에게 강한 이미지를 남긴 것.1996년 귀국해서는 워크스테이션 멀티미디어PC 등 하드웨어를 개발해온 엔지니어링업체 "솔빛"의 CEO(최고경영자)가 됐다.

그러나 IMF위기가 곧 닥쳤고 솔빛의 경영도 악화되기 시작했다.

"사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결국 솔빛을 말아먹었죠.그러다 IT기반의 멋진 사업아이템이 없을까 고민하던중 교육사업에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자본금 5천만원으로 진짜 벤처로 재탄생한 솔빛미디어의 조타수가 된거죠"

문 사장은 당시만 해도 "교육"의 "교"자도 몰랐다고 한다.

단지 하나,IT를 교육 현장에 도입하면 막대한 사교육비 부담도 줄일 수 있고 창의적인 인간형도 길러낼 수 있다는 믿음 하나만 있었다.

"1백만원 이상 내야 들을 수 있는 유명 강사의 강의내용을 인공위성으로 쏘고 학원 2백50개를 회원으로 묶어 오프라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방과후 컴퓨터교실인 "솔빛애프터스쿨",컴퓨터 가정방문 학습인 "컴조아"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출발해 온라인교육으로 넓혀간다는 목표를 세웠던 거죠"

문 사장은 지난해 5월 어린이 포털사이트 "에듀랜드"를 개설했다.

처음에는 솔빛미디어 홈페이지 용도로 만들었는데 어린이들이 들어와 재미있게 놀고 정보도 얻어가는 걸 보고 어린이 포털로 돌려버렸다.

현재 회원수는 20만명.커뮤니티도 6천5백개나 된다.

연말까지 1만개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요즘 어린이사이트에도 불건전한 성관련 얘기가 많이 실립니다.
정말 걱정됩니다. 하지만 에듀랜드 커뮤니티의 경우 시삽을 학부모와 일선 교사,고학년 학생들이 맡아 이런 걱정은 덜합니다"

요즘 교육포털을 지향하는 사이트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윤만을 추구하는 업체들이 많다는 점에 문 사장은 걱정스런 눈길을 보낸다.

"교육사이트가 신종과외로 변질되는 듯 하다"며 "2~3년안에 교육용 콘텐츠가 선별되고 품질 좋은 사이트만 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 사장은 중학교 1학년생과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두고 있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책임감이 강하게 든다.

"묘하면서 부담스런 책임감 같은 거죠.현재 애프터스쿨의 회비는 월 3만원입니다. 학생들의 급식비랑 비슷한 액수인데 IMF때 이 회비를 못내는 학생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차마 회비를 받을 수 없더군요. 이런 게 교육비즈니스를 하는 경영인들이 보통의 CEO들과 다른 점이죠"

문 사장의 비즈니스 철학은 "최소의 비용으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교육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런 철학을 듣고서 그를 "인터넷 방정환"이라 불러도 좋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