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역할은 회사가 수익을 내고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회사가 나갈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은 존재이지요.

따라서 항상 새 정보를 분석하고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식경영시스템(KMS)및 통합문서관리시스템(EDMS)분야 선두업체인 이노디지털의 마케터 조은정(29)대리.그는 마케터의 역할을 "지도를 그리는 것"에 비유했다.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마케터가 할 일이라는 설명이다.

조 대리는 IT(정보기술)분야 전문 마케터 출신은 아니다.

지난 99년 서울시스템에 입사하면서 IT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서울시스템에서 1년동안 경험을 쌓은 뒤 지난해 3월 지금의 이노디지털에 둥지를 틀었다.

조 대리는 여느 IT분야 마케터들과는 약간 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동국대 국문학과를 2년동안 다닌 후 세종대 호텔경영학과에 편입했다.

지난 97년 대학을 졸업한 조 대리는 서울 셰라톤호텔에서 전공을 살려 2년간 일했다.

조 대리의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은 호텔에서 근무할 때 접하게 된 인터넷이다.

인터넷의 매력에 푹 빠져들면서 IT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조 대리는 이노디지털에 입사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IR(투자설명회)를 꼽았다.

그는 IR를 준비하느라 거의 한달동안 눈코뜰새없이 바쁘게 보냈다.

준비기간중 가장 일찍 퇴근한 시간은 밤 11시.밤을 꼬박 새우는 것도 예사였다.

한 번은 동시에 회의 2개가 잡혀 양쪽을 오가며 회의를 하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조 대리의 이런 노력 덕분에 이노디지털은 지난 3월 코스닥 심사를 통과하고 지난달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쳤다.

일이 이렇게 힘들어도 조 대리는 이노디지털이 마냥 좋다고 말한다.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대리가 기획한 일은 담당 임원만 동의하면 곧바로 진행된다.

입사후 불과 3개월만에 이노디지털 1년 마케팅 플랜과 예산안을 세웠다는 사실을 보면 얼마나 신뢰받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책임도 따른다.

이것은 이노디지털의 기업문화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사원들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는 반면 결과에 대해서는 확실히 책임지게 한다.

조 대리가 이노디지털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는 "평생 이노디지털에서 샐러리맨으로 일하고 싶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