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화가 직장인들에게 일대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정보기술(IT)화 및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샐러리맨들은 이제 자신의 능력을 한 단계 이상 높이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디지털 직장문화는 우선 개방형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헤드헌팅업체인 P&E 서치의 홍승녀 사장은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평생직업이 자리잡는 디지털 시대에서 직장인은 "믿을 건 나의 실력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프로다운 경력관리를 해야 한다"고주문한다.

아날로그 시대를 풍미했던 연고주의,연공서열형 승진체계,동일한 임금 같은 제도나 생각을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얘기다.

철저한 실력주의를 요구하고 연봉제가 실시되는 변혁의 디지털 시대에는 개인의 역량만이 강력한 생존무기라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충고한다.

그러면 어떻게 디지털 프로가 될 것인가.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의 저자인 일본의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인생의 변혁을 위해선 우선 "삶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라고 권한다.

사는 동안 성공과 실패,쟁취와 좌절,보람과 절망을 이익과 손해의 개념의 잦대로 하나하나 적다보면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고 그는 말한다.

바로 "내 인생은 아직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

디지털 기술과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재진행형"이란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 대변혁기를 사는 샐러리맨들은 대차대조표에 어떤 내용을 채우느냐에 따라 성공(흑자)과 실패(적자)의 갈림길에 선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신지식의 연마,남부럽지 않은 건강,효율적인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을 실천하는 게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또 PDA(휴대용 단말기)이용하기,e메일 20% 더 활용하기 등 구체적인 디지털 생활습관과 스케줄을 짜면 더욱 좋다.

40~50대 아날로그 세대의 불안한 넷맹들은 요즘 디지털 혁명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컴퓨터 학원에서 만난 대기업 부장 이모(45)씨는 "오는 5월 인터넷 활용능력검정 시험 을 앞두고 매일 출근 전 1시간30분씩 학원에서 각종 프로그램 활용법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모든 보고와 지시 사항을 인터넷 대화방에서 해결하자"는 신세대 사원의 제안을 무능한 상사란 말을 듣기 싫어 받아들였다가 애를 먹었던 일을 떠올렸다.

인터넷으로 주식시세를 알아보는 게 고작이었던 이씨는 예전처럼 매사에 부하직원들을 불러야 했고 컴퓨터 채팅에는 낄 수도 없었다.

얼마전 회사까지 디지털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하자 그는 초조함을 달래기 위해 학원을 찾은 것이다.

개성과 창의력을 가진 디지털 프로 직장인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찾아 옮길 수 있다.

최근 취업박람회장을 찾아가 보면 현장 면접장에서 자신의 경력과 구체적인 포부를 영어로 말하는 취업희망자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취업준비생 뿐만 아니라 직장 경력 10년차라도 기회가 되면 이런 현장을 찾아가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김정태 본부장은 "요즘에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경력관리를 위해 직장을 옮기는 샐러리맨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 채용사이트 잡코리아(www.jobkorea.co.kr)와 검색포털 심마니(www.simmani.com)가 공동주최한 인터넷 취업박람회에도 직장을 옮기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LG전자 인재개발팀 최명철 과장은 "정규 채용이 줄어들고 수시 충원이 늘면서 경력사원 채용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간판보다는 업무수행 능력을 우선시하는 게 디지털 시대의 채용기준"이라고 소개했다.

학교 간판을 주로 따지던 아날로그 시대와 달리 디지털 시대에는 "학벌무시,능력중시"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신규채용 권한이 인사부에서 각 사업부로 넘어간 것도 중요한 이유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취업준비생들도 인턴십이나 자격증 획득을 통해 적어도 반전문가로서의 소양을 갖춰춰야 한다고 취업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일본에선 요즘 새로운 채용기준으로 "즉전력(즉각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란 말이 등장했다.

한국 기업에서도 잇달아 도입하고 있는 인턴십제도가 그 하나다.

일본의 마쓰시다 전기산업은 "워밍업 프로그램"이라는 제도를 올 봄부터 시작했다.

대학 3년생과 대학원생을 공모,실제로 영업이나 법무 등의 실무에 앉힌다.

업무성취는 3단계로 평가한 뒤 본인에 통지한다.

높은 평가를 받은 학생이 희망하면 다음해 봄 입사를 약속한다고 한다.

채용과 승진 등에서 폐쇄적이었던 일본식 인사경영이 서구식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연봉제 도입,새로운 직업 출현과 같이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일본에서 샐러리맨을 소재로 한 작품을 다뤄온 작가 가토씨는 젊은 비즈니스맨들에게 "젊을 때에 감동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충고한다.

그래야 일에 미쳐 혼신을 능력을 발휘하고 디지털 프로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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