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컴퓨터 ''1천달러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격감과 재고 급증을 겪고 있는 미국 컴퓨터 메이커들이 1천달러를 살짝 웃도는 중급 사양의 노트북컴퓨터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세계 2위 PC 메이커인 델컴퓨터는 16일 파격적인 1천49달러짜리 노트북 ''인스피론 2500''을 새로 선보였다.

이 초저가 노트북은 ▷셀러론 7백㎒ ▷12.1인치 액티브 매트릭스 화면 ▷CD-ROM 드라이브 ▷64MB 메모리 ▷5GB 하드 드라이브를 기본사양으로 채택하고 있다.

게다가 아메리카온라인(AOL)의 인터넷서비스(6개월)나 MSN 인터넷서비스(1년)중 원하는 것을 골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권한까지 고객에게 덤으로 선사한다.

이는 돈으로 환산하면 1백30~2백60달러에 해당된다.

이에 질세라 경쟁업체인 휴렛팩커드(HP)도 같은날 이보다 더 좋은 사양을 갖춘 저가 노트북 ''파빌리온 n5300''을 내놓았다.

이 노트북의 기본사양은 ▷셀러론 7백50㎒ ▷13인치 액티브 매트릭스 화면 ▷8xDVD 드라이브 ▷1백28MB 메모리 ▷10GB 하드 드라이브 등이다.

이처럼 ''준수한'' 사양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불과 1천2백99달러.

최근 델의 저가공세에 입지가 약해진 HP는 대응 방편으로 이미 9백99달러짜리 ''파빌리온 n5210'' 을 선보인 상태다.

하지만 이 모델은 ''n5300''에 비해서는 사양이 뒤떨어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인하 바람에 대해 수요 감소로 재고가 눈덩이처럼 늘어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컴퓨터 메이커들이 "가격과 기능 면에서 모두 경쟁력이 강한 제품들로 시장을 파고들려는 전략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