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계시장이 한게임의 안방이 돼야죠"

유료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3월 한달동안 7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닷컴기업들에 희망을 주고 있는 한게임 김범수(35) 사장은 이제 세계무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시장 데뷔무대였던 일본에선 벌써 깜짝 놀랄 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서비스 개시 4개월만에 일본내 게임사이트중 5위권에 진입했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마작이나 빠찡꼬 등을 서비스하지 않는 상태에서 얻어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김 사장은 조만간 일본 게임시장 1위도 자신한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넘보지 못한 미국시장 공략도 준비를 마쳤다.

5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가 한게임의 경쟁력을 시험할 예정이다.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겠지만 한번 해볼만 하다는게 김 사장의 계산이다.

한게임(www.hangame.com)은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선 사실상 선두자리에 올랐다.

현재 한게임을 이용하는 회원은 하루 약 1백85만명.

아이디 계정수 2천3백만개, 회원수 1천만명이라는 국내 최대 게임 커뮤니티를 자랑한다.

이중 유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은 약 50만명.

지난해 7월 인터넷 포털 네이버컴과 합병이후 적잖은 시너지효과를 얻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게임을 하고 싶어 들어 왔던 회원들이 이젠 한게임을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회원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한게임은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아웃소싱도 늘려 온라인게임 유통채널화를 이뤄 나간다는 장기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 사장은 인터넷업계에서 "야인"으로 통한다.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는 대부분 닷컴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는 달리 묵묵하게 일에만 파묻혀 산다.

이웃집 아저씨같은 친근함이 물씬 풍기는 김 사장이 성공신화를 일궈낸 원동력은 바로 "꿈"이었다.

"신입사원을 채용할때 꼭 빠뜨리지 않고 묻는게 바로 꿈이 무엇인가입니다. 돈을 꿈꾸든, 자기분야에서 최고를 꿈꾸든 꿈을 가진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겠다고 직장서 뛰쳐 나온뒤 호구지책으로 한양대 근처에 "미션 #1"이라는 PC방을 차려 놓고서 골방에서 게임개발에 몰두했던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 때문이었다.

김 사장의 꿈은 두가지.

이 가운데 9살난 아들이 자신이 만든 게임을 즐기게 한다는 한가지는 이뤘다.

또다른 꿈은 자신과 아들이 함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1992년 삼성SDS에 입사, PC통신 유니텔을 설계하고 개발한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게임이 너무 좋아 사업을 시작했다는 김 사장은 이제 "게임을 무기로 세계 게임 시장을 주름잡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