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수 < 두기상사 사장 >

"이제 분필을 쓰는 시대는 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교육이나 화상회의가 일반화되면 컴퓨터 칠판이 기존의 칠판을 완전히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전자칠판에 관한한 선구자로 통하는 한학수(58) 두기상사 사장은 이렇게 단언했다.

한 사장은 지난 77년 사무기기 유통회사를 설립해 경영하다가 9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자칠판을 개발했다.

당시만 해도 전자칠판은 대기업 시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한 사장은 전망이 밝다고 확신,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전자칠판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물론 9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학교는 물론 대기업조차 분필 칠판을 많이 쓰고 있다.

그러나 한 사장은 "지금은 전자칠판시대를 넘어 컴퓨터칠판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이 부문의 정보화는 기술에 비해 현실이 한참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두기상사가 개발한 컴퓨터칠판은 칠판이라기보다는 컴퓨터에 가깝다.

컴퓨터와 연결된 프로젝터를 통해 칠판에 영상을 비추고 이 칠판을 이용해 컴퓨터에 있는 자료를 마음대로 가공할 수 있다.

즉 칠판에 글씨를 쓰는 특수펜으로 비춰진 자료를 수정할 수도 있고 내용을 첨가할 수도 있다.

칠판 한 쪽에 메뉴판이 있어 펜으로 메뉴판을 조작하면 된다.

국내 전자칠판업계는 대부분 하드웨어는 수입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한 사장은 "소프트웨어만큼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한 사장은 "벤처기업이 전자칠판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만들기엔 내수시장이 너무 좁고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아직까지는 전자칠판업계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그는 교육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국의 중·고등학교가 전자칠판을 도입하게 된다면 국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

한 사장은 "지금이야 돈 많은 대기업 회의실에서나 전자칠판을 볼 수 있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이 확산되고 교육계에서도 전자칠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전자칠판이 보편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장담했다.

또 "내년부터는 시장 확대에 대비해 연구개발(R&D)조직을 새로 만드는 등 기술개발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