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기기 시장은 휴대폰과 PDA(개인휴대단말기)가 양분해왔다.

휴대폰은 사용자층이 넓다는 점이 강점이고 PDA는 대중화에서는 휴대폰에 뒤지지만 액정화면이 넓어 제대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기기라는 특징이다.

이에따라 무선인터넷 단말기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휴대폰 진영과 PDA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자기 것이 진정한 무선인터넷 접속도구라며 치열한 논쟁을 벌여왔다.

무선인터넷 솔루션업체들도 각기 다른 접속 브라우저를 개발해왔다.

무선인터넷 접속브라우저가 휴대폰용 "WAP(무선어플리케이션프로토콜)"과 PDA용 "윈도CE","팜OS" 등으로 갈린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들어 두 기기간 통합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달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전시회 "세빗 2001"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뚜렷히 부각돼 주목을 끌었다.

세계 최대 단말기제조업체인 노키아의 "9210 커뮤니케이터"가 그런 예이다.

노키아가 세빗 전시회에 처음 공개한 이 제품은 휴대폰과 PDA 기능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전자수첩만한 크기로 접으면 휴대폰처럼 통화할 수 있고 펴면 PDA처럼 대형 액정화면으로 인터넷에 접속,다양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에는 소형 자판기능이 내장돼 핀으로 액정화면을 눌러 문자를 입력하는 기존 PDA보다 훨씬 간편하다.

심비안(Symbian)사가 내놓은 무선인터넷 통합 플랫폼인 "EPOC"도 휴대폰과 PDA에 동시에 적용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휴대폰과 PDA의 통합 바람은 서서히 불고 있다.

올해 "KIECO 2001"전시회에서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제품이 다수 선보인다.

무선인터넷 기기업체인 새한아이티가 출품한 "사이모빌(Cymobile)"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외관으로는 노키아의 "9210 커뮤니케이터"와 비슷하다.

전자수첩 모양으로 절반을 접어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한편 덮개를 열면 윗부분의 대형 액정화면을 보며 아랫부분의 자판으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

측면에는 무선데이터 통신모뎀을 장착할 수 있도록 해 최대 64Kbps의 속도로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기존 PDA가 무선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별도 케이블로 휴대폰에 연결해야 하는 단점을 해결한 것이다.

새한아이티는 이 제품이 마그네틱 및 IC칩카드를 내장해 실시간 무선 전자상거래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카피스텍이 선보인 "모카(MOCA)"IMT-2000 단말기도 비슷한 개념의 제품이다.

차량에 부착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운영체제(OS)로 윈도95와 윈도CE를 동시에 장착해 일반 PC기능은 물론 PDA와 휴대폰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