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인터넷 접속방식을 둘러싼 기술표준 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모토로라 에릭슨 노키아 등 세계 3대 휴대폰 메이커들은 최근 뉴욕에서 기존 무선인터넷 접속방식인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을 폐기하고 "XHTML"(Extensible Hyper Text Markup Language)에 기반한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ME"(Mobile Explorer)와 "스팅거",일본 NTT도코모의 "i모드"가 "사실상의 표준"인 WAP에 공격의 고삐를 죄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세계 무선인터넷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따라 무선인터넷 브라우저 기술표준 싸움은 WAP를 대신한 XHTML,ME,i모드등 3파전 양상이 됐다.

WAP을 쓰던 빅3 휴대폰업체들이 하루아침에 WAP을 포기한 것은 WAP의 태생적 한계 때문.WAP에 기반한 휴대폰은 HTML로 만들어진 유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휴대폰으로도 유선상의 웹페이지를 검색할 수 있는 유.무선연동 여부가 중요한 기능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WAP은 이 문제를 풀어주지 못했다.

반면 XHTML은 휴대폰으로 유선인터넷상의 웹페이지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언어다.

WAP진영은 ME나 i모드가 유무선 연동 가능 방식이란 점을 무기로 WAP시장을 잠식해 오는 것을 XHTML로 맞받아 치려 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올해안에 XHTML 규격에 맞춘 휴대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규격은 IMT-2000 등 차세대 이동통신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지멘스 어도비 AOL 매크로미디어 보다폰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세계적 기업들도 XHTML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WAP진영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하지만 올해안에 XHTML에 기반한 접속방식이 개발될지,상용화 일정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