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2일 미국 만화영화의 ''전설''로 통하는 윌리엄 해너가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단짝이었던 조지프 바버라와 함께 ''톰과 제리'' ''플린스톤'' ''젯슨스'' 등 3천여편의 TV용 애니메이션을 제작 감독했다.

TV 시리즈 ''톰과 제리''로 아카데미상을 무려 일곱 번이나 수상했으며 ''허클베리 하운드와 친구들''로 애니메이션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톰과 제리''는 ''고양이는 강자요,쥐는 약자''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영리한 쥐가 순진한 고양이를 골탕먹이는 기발한 설정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청자들로부터 톰이 불쌍하다는 동정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며,아동물로는 너무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방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톰은 영국인에 대한 애칭이며 제리는 독일인에 대한 애칭이기도 해서,세계 대전 이후 더욱 앙숙이 된 영국인과 독일인의 관계를 패러디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고양이를 골탕먹일 만큼 똑똑한 쥐를 탄생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는 사실이다.

프린스턴 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조 치엔 교수는 쥐의 유전자에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해 NR2B라는 단백질이 과잉 생산되도록 만들었다.

그랬더니 쥐가 미로를 빠져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단축 되더라는 것이다.

뇌에는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영역이 있는데,세포들이 학습한 내용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NMDA 수용기''라는 스위치가 여기에 관여한다.

NR2B 단백질은 이 스위치가 열려 있는 시간을 조절하는 물질이며 그 양이 증가하면 스위치가 열려 있는 시간도 늘어나 학습과 기억의 효율이 높아지게 된다.

99년 9월 네이처의 표지를 장식했던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매나 정신 박약과 같은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데 응용될 수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인간에게 적용될 경우 유전자 조작으로 아이의 지능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이기도 해서 미국 사회에서 윤리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우성인간을 만들어내는 영화 ''가타카''의 설정이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 인간은 유전자 조작으로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 ''고양이에게 덤비는 쥐''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jsjeong@complex.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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