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으로 최근 1~2년간 전세계 통신업계의 화두로 등장했던 IMT-2000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유럽은 물론 북미, 아시아 지역의 통신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IMT-2000 서비스 시기를 잇따라 연기한데 따른 것이다.

22일부터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 기기 박람회인 ''세빗(CeBIT) 2001''에서도 IMT-2000은 예상과 달리 주요 테마에서 소외됐다.

노키아 에릭슨 모토로라 등 선진 업체들은 물론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도 언제 상용화될 지 모를 3세대 IMT-2000보다는 당장 가시화되는 2.5세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관련 장비를 대거 선보였다.

때맞춰 노키아의 반조키 수석부사장은 23일 기자회견장에서 전세계 IMT-2000 서비스 시작시기가 당초 2002년에서 2003년께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혀 이같은 분위기에 힘을 더했다.

실제 노키아는 이번 세빗 박람회에 3세대(3G) IMT-2000용 휴대폰보다는 유럽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상용화될 2.5세대 GPRS 휴대폰을 부각시켰다.

노키아의 마케팅 디렉터인 베르크비스트씨는 "3세대 서비스가 연기될 전망이 높아지면서 유럽의 경우 2.5세대인 GPRS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며 "노키아는 올해 유럽에서 GPRS폰을 1백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휴대폰 업계 2위로 최근 단말기제조사업을 구조조정한 에릭슨도 이번 박람회에 3세대보다는 2.5세대 휴대폰을 집중 선보였다.

에릭슨은 특히 컬러 액정에다 복합메시징서비스(MMS), 블루투스 기능까지 갖춘 GPRS폰 ''T68''을 처음 공개하고 2.5세대 세계 이동전화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 모토로라도 하반기부터 시장이 형성될 2.5세대가 앞으로 전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이번 세빗에 유럽형 GPRS폰을 대거 선보였다.

모토로라 관계자는 "조만간 한국에서도 2.5세대 CDMA 서비스인 CDMA2000-1X용 휴대폰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김운섭 상무는 "GSM 방식의 유럽이든 북미나 아시아 등 CDMA 지역이든 3세대보다는 2.5세대 서비스가 상당기간 주력 서비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노버=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