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유니텔 하이텔 나우누리 넷츠고 등 PC통신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지난해초 각각 수십억원씩을 투자해 경쟁적으로 증설한 ''014XY망''의 유휴망 처리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화모뎀을 통해 PC통신이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이 줄어들면서 014XY망 운영으로 인한 손실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 업체들은 망을 계약만료이전에 한국통신에 반납하거나 인터넷전화서비스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놀고 있는'' 네트워크=PC통신업체들은 인터넷전화접속이용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지난 99년말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014XY망의 포트수를 크게 늘렸다.

천리안이 5만6천포트에서 6만5천포트,유니텔이 3만9천포트에서 4만8천포트,하이텔이 2만5천포트에서 3만5천포트,넷츠고가 3만2천포트에서 4만1천5백포트,나우누리가 9천포트에서 1만4천4백포트로 각각 늘렸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상반기이후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천리안 동시접속자수(1포트당 1접속)가 지난해 2,3월에는 5만3천명을 육박했으나 현재 3만5천명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이텔도 지난해 4월 1만9천여명에서 최근에는 1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유니텔도 99년말 90%를 넘던 가동률이 50%이하로 떨어졌다.

99년말만 해도 접속자수가 포트수를 초과하던 ''포화''상태가 포트의 절반이상이 항상 ''놀고 있는'' 상황으로 달라진 것이다.

◆''커지는'' 손실=각 업체들은 지난해 장비구입 등 014XY망 신규투자비용으로 27억원(나우누리)에서 많게는 80억원(넷츠고)까지 들였다.

또 한국통신에 매월 수억원(1포트당 1만3천5백원)의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하이텔의 경우 지난해 014XY망 운영비용으로 약 2백억원이 들었다.

반면 접속료 수입은 정체를 보이거나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도 초고속망 이용자가 계속 늘어나 014XY망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전망이어서 망운영을 통해 업체들이 입는 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책=각 업체들은 한국통신에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만료(2년)이전에 망의 일부를 해지할 방침이다.

하이텔과 나우누리는 최근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망의 일부를 계약만료 이전에 각각 7억원과 2억원의 위약금을 물고 한국통신에 반납했다.

또 유휴망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하이텔과 유니텔 넷츠고는 일반인 대상의 유료인터넷전화서비스(VoIP)를 추진중이며 천리안 나우누리 등은 기업대상의 인터넷통신망임대사업(VPDN)을 강화할 방침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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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014XY망=전화(다이얼업)모뎀을 통해 PC통신이나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할 때 쓰이는 데이터통신네트워크.

ADSL 케이블모뎀 LAN 등을 통한 초고속인터넷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014XY망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했다.

대형 PC통신업체들은 가입자들에게 안정된 접속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56K모뎀 전용 014XY망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