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영일 < 포항공대 교수 >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은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이 지배할 것이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0년 전후로 우리는 스스로 독립돼 움직이는 로봇을 생각한다"

로봇 강아지 아이보를 개발한 소니(SONY)사의 도이 회장이 오래전에 한 말이다.

21세기들어 딱딱하고 기계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던 로봇이 달라지고 있다.

보다 친숙한 모습으로 인간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

인간 친화형 로봇 또는 서비스 로봇이라 불리는 이 로봇들은 인간처럼 생활하며 산업용 로봇을 제치고 거대한 신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럽경제위원회도 마루를 쓸고 잔디를 깎으며, 장애인을 돕고 외과수술을 보조하는 로봇이 앞으로 10∼15년안에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의 이 보고서는 작업능력의 개선과 가격 하락으로 로봇 시장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진단했다.

개인용 컴퓨터의 확대 보급과 인터넷 이용확대, 디지털 지식의 확산이 부유한 가정으로 하여금 로봇을 자연스럽게 도입토록 할 것이라고 점쳤다.

◆ 로봇과 인간 생활 =이동 전화 및 통신 혁명이 인간의 생활 형태를 창조하고 바꾼 것처럼 로봇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게 확실하다.

소니사의 도이 회장의 말처럼 로봇은 미래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지능 로봇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벌써 인간 생활에 깊숙이 간여하고 있다.

공공 경비 및 가정 경비를 담당하는 로봇은 카메라, 통신장비, 기타 센서들을 장착하고 움직이면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관찰하며 데이터를 계속 송출한다.

또 자동청소 로봇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허드렛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이 로봇은 인간처럼 학습을 통해 건물의 지형을 숙지한다.

이를 통해 더 지능적으로 일을 한다.

자동충전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간마다 동작체크도 할 필요가 없다.

원자력 발전소, 심해저 광물탐사, 그리고 위험지역에도 특별히 설계된 로봇이 이용되고 있다.

바로 원격 조종 로봇이다.

무인 자동차 분야에도 로봇 개념이 서서히 적용되고 있다.

사람에 의하지 않고 스스로 운전하고 주차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뜨거운 열기 앞에서 묵묵히 스테이크를 굽고, 돌리고, 뒤집는 로봇도 있다.

아직은 초보단계인 요리 로봇은 더 발전되면 가정에서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인간과 가까이에서 인간을 돕는 로봇의 예는 많으며 영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앞으로 지능형 로봇은 통신서비스와 연계돼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공상처럼 여겨졌던 로봇이 인간의 일상으로 침투하는 것을 우리도 조만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 인간 친화형 로봇 산업의 중요성 =현재 인간 친화형이라 부를 수 있는 로봇들은 의료 분야,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분야 및 특수 분야에서 계속 발전되고 있다.

각 분야의 기술들은 상호 연관성을 갖고 발전하고 있으며 그 속도 또한 무척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일본은 로봇 산업에 기대를 걸고 많은 개발과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본 로봇공업회가 97년 발표한 일본의 개인용 로봇의 수요 전망치를 보면 2005년에는 35억엔, 2010년에는 2백10억엔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는 수술 및 기타 수술보조 로봇은 그 부가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속속 상업화에 성공했다.

장애인 및 재활 분야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갖는 지능형 이동 휠체어, 자동의수 의족들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각종 서비스 로봇과 진공청소 로봇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그 산업적 기대가치는 무한하다고 봐야 한다.

지능형 로봇 기술들은 현존하는 첨단 기술들의 총집합체다.

그만큼 많은 지식기반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로봇 산업으로 그 나라의 총체적인 기술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이젠 단순한 산업용 로봇의 시대는 지나갔다.

지능을 갖고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인간 친화형 로봇이 디지털화된 미래에 적합하고 가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youm@pos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