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문 앞에서 지문이나 얼굴 등을 기계에 대고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장면은 더이상 영화 속의 얘기가 아니다.

소위 생체인식 시스템으로 불리는 지문.홍채 인식기술은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정보화와 더불어 전자상거래가 급증하면서 정확한 사용자 식별이 필요해졌기 때문.

누구도 훔칠 수 없는 신체 특성이야말로 정보화 시대에 가장 확실한 자기 확인 수단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정보화의 급류 속에 또다른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생체인식 산업을 들여다 보자.

<>생체인식이란=생체인식(Biometric Identification)이란 지문 얼굴 홍채 정맥 음성 등 사람마다 다른 고유한 신체적 특성을 구별해 내는 것.

예컨대 지문은 모든 사람이 제각각인데 이를 통해 그 사람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기술은 기존의 비밀번호나 카드 보다 편리한 사용자 식별 수단이란 점에서 각광 받고 있다.

더욱이 생체인식은 인식되는 시점에 사용자가 실제 있어야 하므로 도용이 어려워 가장 확실한 자기 확인장치이기도 하다.

생체인식분야중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건 지문인식.

지문은 땀샘이 융기해 일정한 흐름을 형성한 것으로 사람마다 다르고 평생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자기식별 수단으로 제일 많이 이용된다.

홍채와 망막도 마찬가지.

눈 망막 표면의 혈관 패턴이나 홍채에 형성된 무늬는 일란성 쌍둥이라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체인식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음성인증도 생체인식의 한 방법.

사람 마다 다른 목소리 특성을 구별해 내는 것으로 먼 거리에서도 통신망을 이용해 사용자 인증을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귀나 입술의 모양,서명,걸음걸이 등으로 사람을 구별해내는 방법도 연구가 진행중이다.

<>시장현황과 전망="21세기는 생체인식의 시대"란 말이 있을 정도로 이 분야는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1백50억달러에 달하는 보안관련 시장중 상당부분을 생체인식제품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예측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세계 생체인식시장은 올해 1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매년 30%이상씩 급성장한다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생체인식시장은 현재 지문이 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은 손모양(26%) 얼굴형상(15%) 망막.홍채(11%) 음성(11%) 기타(3%)순이다.

기업들의 연구분야도 지문인식이 전체의 84%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제품으로 보면 생체인식기능이 붙은 데스크탑PC와 휴대용PC는 2003년께 전 제품중 10%와 5%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가트너그룹은 내년중 포천지 선정 1천대기업중 15%가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정보접근과 보호를 위해 생체인식기술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국 실리콘밸리의 1백여 벤처기업이 생체인식분야에 진출해 있다.

한국의 경우 생체인식시장은 지난 99년 불이 붙었다.

작년엔 관련 시장규모가 약 5백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시장 성장속도는 매우 빠를 전망이다.

최근 들어 지문인식 모듈이 달린 PC마우스 등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전자상거래의 확산으로 생체인식에 대한 신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어떤 회사 있나=국내 생체인식 관련 기업은 약 30개사로 파악된다.

대부분 지문인식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시장은 출입통제 등 물리적 보안 분야가 아직은 주종이다.

다만 암호알고리즘 등 독자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은 10개가 안된다는 게 정보통신부의 설명.

나머지 기업들은 대부분 다른 회사의 인식모듈을 사다가 최종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생체인식 업체로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진 회사는 니트젠.

지문인식 알고리즘,센서,애플리케이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술을 모두 가진 회사로 지문인식 마우스를 만들어 히트시켰다.

또 지문인식회사로는 시큐아이티 시큐원 알파엔지니어링 유니온커뮤니티 프라임테크 휴노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홍채인식분야에선 아이리스와 아이리텍 등이 뛰고 있다.

음성인증의 경우 웹프로텍,정맥인식에선 비케이시스템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삼성전기와 LG전자 등 대기업도 지문인식 키보드와 지문인식 모니터 등 분야에 진출해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