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함산 기슭에 설립된 불국사.

좌경루 우범종각 승천교 등으로 구성된 이 건물의 짜임새는 ''불국''(佛國)을 연상시킬 만큼 완벽하다.

각 건축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이 절로 나오게하는 데 이는 건축의 독창적인 설계에서 기인한다.

기원전 25세기의 위대한 사상가인 비트루비우스는 ''건축에 관한 10서''에서 건축미에 대한 놀랄 만한 관찰결과와 견해를 밝힌다.

그는 먼저 건축미를 실용성이나 강도와 동등한 요소로 다룬다.

즉 "건축은 강하고 실용적이며 아름다움의 원리가 계속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건축미는 "건물의 외관이 경쾌하고 우아하며 건물 각 부의 치수관계가 올바른 ''균제비례''(Symmetry)를 이루고 있는 경우 얻어진다"고 서술했다.

그는 그리스신전은 모두 균제비례에 의해 만들어지며 그 균제비례는 인체에서 얻어진다고 했다.

인체의 치수는 간단한 비례를 형성하는 데 △안면은 턱에서 이마 위 머리카락이 있는 부분까지로 신장의 10분의1 △손바닥은 손목에서 장지끝까지로 팔길이의 10분의1 △머리는 턱에서 머리끝까지로 신장의 8분의1이라는 것이다.

또 인체는 간단한 기하학적 도형에 들어맞는다.

사람이 손과 발을 폈을 때 컴퍼스의 선단을 배꼽에 놓고 원을 그리면 손과 발끝이 이 원주선에 닿는다.

또 양발을 붙이고 양손을 펼치면 정방형이 된다.

일본 건축기사 요네다 미요지(1907∼1942년)는 석가탑의 1층 기단부의 폭과 높이가 불국사건물중 대웅전의 보간과 도리간 길이의 10분의1임을 발견했다.

이 10분의1은 바로 비트루비우스가 인체의 비례관계에서 발견한 안면과 신장,손바닥과 팔길이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비례다.

또 불국사 대웅전을 이루는 직사각형의 윗변 중앙점을 꼭지점으로 하고 대웅전 아랫변을 꼭지점으로 잇는 삼각형을 그으면 나머지 꼭지점은 남회랑의 양 꼭지점에 정확하게 일치한다.

대웅전 돌계단 중앙을 원심으로 하고 그 곳에서 다보탑의 중심을 잇는 길이를 반지름으로 원을 그으면 그 위쪽은 대웅전을 이루는 직사각형의 윗변 중앙과 석가탑 중심에 일치한다.

이는 비트루비우스가 말한 균제비례와 일치한다.

이렇듯 조형미와 아름다움이 뛰어난 불국사는 신라인의 뛰어난 건축기술과 설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염영일 포항공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