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소재, 기술, 영업능력, 디자인 등 상품의 매출신장 요인중 디자인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섬유제품, 생활용품, 자동차 등 디자인 영향력이 큰 제품은 디자인에 따라 2∼4배까지 가격 차를 보인다.

넥타이, 블라우스 등 섬유류 패션상품은 이탈리아산이 한국산보다 평균 3∼4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소형차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일본산이 1.4배 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상품이 아직도 세계 시장에서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가 낮고 디자인의 국제 경쟁력이 취약함을 드러낸다.

값비싼 디자인 관련 상품은 수입이 계속 늘고 디자인에 대한 안목과 기대치는 날로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영세한 중소 제조업체들은 디자인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제조 기술력에 비해 합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디자인 수준은 선진국은 물론 경쟁국인 홍콩 대만보다도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자인은 현실이며 생활의 반영이다.

생활 그 자체가 디자인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산업디자인 인력 기반은 주로 대기업 디자인 부서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이같은 환경에서 디자인은 한낱 일상적인 업무로 전락했다.

디자인 인력도 한정된 부문에만 몰려 다양한 분야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외형적으로는 선진국 못지않다.

전문대를 포함해 해마다 30여개 대학에서 배출되는 3만여명의 디자인 인력은 양적으로는 이미 세계적이다.

오히려 공급 과잉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양적 확대가 반드시 디자인의 수준을 높여주지는 않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래 디자인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디자인 개념과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의한 디자인 조기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학교 기업 정부가 공동으로 나서 각 대학들의 특성에 맞는 교육체계로 국제 경쟁력을 갖는 실질적인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