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보안업계의 아줌마 전사"

보안솔루션업체인 드림시큐리티의 석상주 대리(30).응용기술2팀에 소속돼 있는 석 대리는 지금 무선인터넷 보안을 위한 WTLS 프로토콜(protocol)개발에 한창이다.

드림시큐리티에 입사한 지는 1년이 채 않됐지만 벌써 보안시스템 개발이라는 업무에 푹 빠져 들었다.

토.일요일에도 출근하기가 일쑤인 강행군이지만 일하면서 느끼는 재미에 세월 가는걸 잊었다.

무엇보다 일의 결과가 바로 바로 나타나는 보안업무가 마음에 든다.

"이전에 웹관련 학원에도 다니고 일도 해보았지만 보안관련 업무는 이와 다른 재미가 있어요. 수학공식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게 체질에 맞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석 대리의 얼굴엔 "만족"이라는 단어가 선명하다.

석 대리는 숙명여대 전산학과 90학번 출신으로 시스템 통합업체인 서은시스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G텔레콤에서 근무한 뒤 결혼과 함께 하던 일을 그만두고 평범한 주부생활로 돌아갔다.

집에서 귀여운 첫아들을 돌보면서 2년이 흘렀다.

아들이 조금씩 커가면서 직장에 대한 미련이 조금씩 마음 한구석에서 자라났지만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한다는 두려움이 결단을 가로 막았다.

기혼여성이라는 타이틀 역시 알게 모르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대로 "아줌마"로 머물 수 없다는 생각에 과감히 일자리를 찾아 나섰고 드림시큐리티라는 조금은 낯선 벤처기업에 둥지를 틀게 됐다.

"처음엔 집안일과 사회생활을 병행하는게 무척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젠 익숙해졌어요. 뭐든 처음이 힘들지 부딪히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같은 벤처업계에 근무하고 있는 남편도 석 대리에겐 늘 든든한 버팀목이다.

남편은 현재 코스닥 등록업체인 쓰리소프트에서 일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각자가 근무하는 분야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어려움도 토로한다.

석 대리는 새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기혼여성들은 우선 규칙적인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집에서 한 달만 쉬면 곧 후회가 밀려오죠.하지만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사회생활에 더 겁이 납니다. 학원에 등록하든지 운동을 시작하든지 뭐든 규칙적인 일상에 몸을 맞춰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석대리는 또 직장을 구하려는 아줌마들에게 힘이 되는 얘기도 잊지 않았다.

기혼여성이 취직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벤처기업등으로 좀 더 시야를 넓혀 보면 취직의 문이 완전히 닫혀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