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국내 동기식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시장 참여를 선언하면서 동기식 사업권 선정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당장 퀄컴이 뛰어들기로 함에 따라 일부에서 반대한 동기식 사업자 선정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돼버렸다.

따라서 동기 사업참여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LG는 동기식에 참여하든지,아니면 사업권을 완전히 포기하든지 양자택일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반면 하나로통신은 퀄컴의 참여방침으로 상당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바라던 퀄컴과의 제휴가 눈앞에 다가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도 퀄컴의 참여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힘을 얻은 하나로통신=하나로통신은 퀄컴과 제휴가 성사될 경우 동기식 사업권 획득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이미 퀄컴의 참여를 가정해 컨소시엄구성계획까지 짜놓고 있다.

하나로가 15%의 지분을 갖고 국내 대기업·중소벤처기업 40%,해외기업 35%,국민주주 10%로 각각 구성할 방침이다.

해외기업의 경우 퀄컴의 외자유치만 성사되면 다른 해외업체들과의 제휴도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존과도 제휴를 깊숙이 논의중이며 퀄컴이 들어올 경우 함께 들어오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은 또 국내 대기업 중 포철과 삼성전자 LG 등을 끌어들이는 그랜드컨소시엄을 구상중이다.

◆당혹스러운 LG=퀄컴의 참여로 LG는 ''비동기''의 꿈을 완전히 접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동기는 사업성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내심 비동기 사업권을 하나 더 원했지만 지금은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LG는 따라서 동기식 참여방안을 놓고 최후의 갈림길에 서있다.

현재로선 "동기식 참여는 절대 안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게 LG측 얘기다.

LG가 동기식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두가지 대안이 가능하다.

통신서비스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든지,아니면 하나로의 재탈락을 기대해 나중에 다시 비동기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다.

LG는 어쨌든 지금으로선 상황전개에 수동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반기는 정통부=LG의 동기식 불참입장으로 가장 난처했던 정통부로선 퀄컴의 등장이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꼭 LG가 아니어도 된다''는 대안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그러나 퀄컴을 중심으로 한 제휴컨소시엄에 LG까지 연합해 동기식 사업권을 신청하길 가장 바라고 있다.

◆다른 변수들=업계에서는 남은 1장의 동기식 사업권을 놓고 의외의 돌출변수들이 튀어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줄곧 노려온 포철이 주요 대상이다.

포철은 현재 SK텔레콤 주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동기식 IMT-2000사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삼성은 현재 퀄컴의 국내진출을 놓고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다.

김광현·정종태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