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GPS를 민간에서 가장 잘 활용해 큰 시장을 형성한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차량항법장치 판매규모는 연간 1백만대를 넘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6백20만대 이상이 팔렸다.

FM망을 통해 실시간 교통 정보의 수신이 가능한 VICS(Vehicl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System) 수신 장치도 2백20만대에 이르고 있다.

항법장치가 이미 생활 속으로 깊게 침투해 있는 셈.

반면 미국에서는 GPS 및 항법 기술이 차량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지는 않다.

사고나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GPS 수신기로부터 파악된 차량의 위치를 구조 센터로 정확히 알려줄 수 있는 텔레메틱스(Telematics) 서비스가 90년대 후반부터 다양하게 도입됐다.

지난 97년 출시된 GM의 온스타(OnStar)는 대표적인 예.

텔레메틱스 서비스는 초기의 응급 구조 및 도난 차량 추적 기능에서 점차 항법 기능 및 무선인터넷 기능이 포함된 차량용 멀티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컴덱스(전자전시회)에서 지난해 자동차 업계로서는 처음으로 기조 연설을 한 메르세데스 벤츠 USA의 켄 엔더스는 자동차가 주요한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의 하나로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미국 및 유럽에서는 이를 위한 자동차 및 정보통신업계간 협력이 활발하다.

자동차 업계에서의 모바일 컴퓨팅에 관한 관심이 증가할수록 항법 서비스에 대한 관심 및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스트래티지 그룹의 예측에 따르면 오는 2005년께 미국 텔레메틱스 시장은 5조달러에 달하고, 신규 차량의 84% 가량이 텔레메틱스 단말기를 장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