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당 서정주가 별세한 후 정부에서 문화훈장을 추서하자 이에 대한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사이버상에서는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훈장수여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일문학을 했던 고 서정주에게 문화훈장을 수여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란 질문에 대해 설문조사에 응한 전체 5천7백47명의 네티즌 가운데 53%가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찬성의견은 47%. 반대한 네티즌 두명중 한명은 "친일활동을 벌인 게 명백한데 문화훈장까지 준다면 고인이 된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모독하는 것"(50%)이란 이유를 그 근거로 들었다.

미당의 문학적 업적은 높이 살 만 하지만 "친일"세력으로 분류된 미당에게 정부에서 훈장까지 준다면 당시 목숨을 바쳐 구국활동을 벌인 독립운동가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미당에게 훈장을 추서하는 것은 권력에 기생해서 살아도 끝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관념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22%)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또 18%는 "민족과 민중의 고통을 함께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정한 시인이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기 작품을 제외하고 미당의 시적 완성도가 문화훈장을 받을 만큼 대단치 않다"는 의견은 4%에 불과했다.

문화훈장 수여에 찬성한 네티즌의 41%가 "미당은 우리 문단의 거목이자 지주로서 문화훈장을 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29%는 "미당이 당시 생존을 위해 친일활동을 벌인 것은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화훈장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현실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생계 유지활동을 한 것은 그의 작품세계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젊을 때부터 85세로 별세할 때까지 시작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뭇 예술가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는 의견도 19%가 나왔다.

다만 "고인을 두고 문화훈장 수여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6%)란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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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기간:1월5일 오후2시~6일 오후3시
*대상:다음회원중 5천7백47명
*방법:다음사이트에서 설문조사
*조사기관:다음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