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초 PC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컴퓨터를 만진다는 사실 자체가 특권처럼 여겨졌다.

80년대 중반부터 PC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후에도 PC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상당한 공부를 해야만 했다.

도스나 윈도 같은 운용시스템을 배우고 좀더 나아가 베이직 등 컴퓨터 언어를 따로 습득해야 했으며 프로그램을 짜거나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사서 그 활용 방법을 배워야만 비로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당시엔 "컴퓨터는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이러한 이미지를 불식시킨 것이 PC통신이다.

90년대에 들어 불기 시작한 PC통신의 바람은 "누구나 쉽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PC통신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컴퓨터 운용시스템이나 컴퓨터 언어를 배우지 않고도 일반인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모여 글을 올리고 e메일을 교환하기도 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접할 수있게 되었다.

컴퓨터의 활용 측면에서 보자면 하나의 혁명이었다.

그리고 이 PC통신은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 전까지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로서 수많은 컴퓨터를 서로 연결하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IT기술 발달과 함께 초기의 PC통신 개념이 바뀌게 된다.

PC통신이 ADSL(디지털가입자망) 등 초고속 인터넷망과 무료 정보를 제공하는 포털서비스에 의해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인터넷 접속역할은 초고속 인터넷망, 그리고 정보제공의 수단은 포털 업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PC통신 업체들은 초고속 인터넷 업체와의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 이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사실 초고속 인터넷과 PC통신은 보완 관계에 더 가깝다.

이제 PC통신의 주기능인 인터넷 접속은 초고속 인터넷 등에 넘겨주고 PC통신은 정보 서비스 제공자로 변신할 전망이다.

정보 서비스는 콘텐츠와 커뮤니티 등으로 다원화될 것으로 보인다.

ISP에서 인터넷 콘텐츠및 커뮤니티 제공자(IC2P)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PC통신의 수익 기반도 바뀌고 있다.

기존 회원가입비가 핵심이었으나 부가가치가 높은 온라인 사업으로 수익 원천이 옮아가고 있다.

유료기반의 폐쇄형 커뮤니티에서 구축해 놓은 고객의 로얄티를 기반으로 돈을 내고도 볼만한 고급 콘텐츠를 제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수 있는 특화된 커뮤니티를 만들어 내는 것이 포털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이다.

자연히 콘텐츠의 형태가 예전의 문자 중심에서 벗어나 문자 음성 영상 등이 결합된 멀티미디어형 정보로 바뀌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한 네트워크 품질향상과 컴퓨터 용량향상, 멀티미디어 기술 등이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공을 가능케 하고 있다.

영상게시판 영상메일 영상전화서비스 영상게임.오락 영상상거래 영상인터넷방송 등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콘텐츠몰만이 살아남게 된다.

인간이 감각적으로 보다 쉽게 이해할 수있는 멀티미디어형 정보제공 환경이 갈수록 중요시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를 전송하는 수단에 있어서도 기존 PC 기반의 폐쇄형 네트워크나 유선 인터넷에서 벗어나 무선 인터넷 등 "이동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새해에는 기존 PC통신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영상통신 산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kangseho@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