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북경) 중관춘(중관촌)은 중국 인터넷 비즈니스를 상징하는 곳이다.

2년전부터 이곳에 불기 시작한 벤처기업 창업 붐은 날이 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있다.

작년(2000년)1~10월동안 중관춘에 새로 둥지를 튼 업체는 2천1백63개(중관춘관리위 공식 집계). 하루 7개가 새로 태어난 셈이다.

이중 70%이상이 인터넷과 관련된 벤처기업이었다.

특히 중관춘관리위가 해외유학생 창업지원에 나섰던 작년 8월 이후 3개월 동안 1백14개 해외유학생 벤처기업이 이곳으로 몰리기도 했다.

중국 젊은이들이 중관춘으로 몰려들고 있는 까닭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정보기술에 다소 무감각했던 중국인들에게 정보화의 실상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중국인 특유의 사업정신과 인터넷이 결합, 중관춘의 창업 붐을 낳은 것이다.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작년 6월 말 현재 1천6백90만명을 돌파, 전년 같은 시점보다 무려 4배 이상 늘었다.

중국 인터넷 인구는 이미 2천5백만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2000년 1월 1만8천여개에 그쳤던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등록 중국 도메인수는 현재 10만개를 넘어섰다.

비즈니스 성향이 강한 사이트가 급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각 중국어 사이트들은 지금 사이버 중원대전을 펼치고 있다.

포탈사이트의 원조인 신랑왕(www.sina.com)소후(www.sohu.com)등을 비롯해 쇼핑몰인 8848넷(www.8848.net), 취업센터인 51인력망(www.51job.com),문화오락 사이트인 스타붐(www.starboom.com),패션전문사이트인 차이나패션(www.chinafashion.com) 여성전용 예스고고(www.yesgogogo.com) 등 다양한 사이트가 넷티즌을 유혹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유행하는 사이트는 모두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이들 사이트를 검색하다보면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인지 의심하게 될 정도다.

물론 중국 인터넷비즈니스가 미국 나스닥 침체의 타격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중국에도 창업자금이 줄어들고, 많은 업체들이 수익모델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나스닥 상장기업인 소후 신랑왕 차이나닷컴(www.china.com) 등 3대 포탈사이트가 합병을 추진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중국 인터넷 비즈니스가 우리나라와 같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전자상거래협회 양웨이동 비서장은 "중국은 아직 벤처기업이 꽃피우지 않았기 때문에 버블붕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라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앞두고 많은 외국자본이 이 분야로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인터넷 분야는 아직도 개척의 손길을 기다리는 드넓은 황무지 시장이라는 얘기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