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협회는 올해 국내 IT(정보기술) 10대 뉴스중 첫번째로 "인터넷 기업의 위기"를 꼽았다.

지난 상반기 불거진 "인터넷 거품론"이 하반기 들어 "벤처 자금난"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무더기 도산및 M&A(기업인수합병)로 번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타격은 입은 곳은 소위 닷컴으로 불리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

공짜 콘텐츠에 익숙해진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수익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데다 경기위축으로 자금줄까지 말라버린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 장비업체와 솔수션 업체들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데 반해 문을 닫는 곳이 서비스 분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같은 장기 불황을 꿋꿋히 이겨내고 있는 닷컴 전사들이 있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32), 네오위즈의 나성균(29), 라이코스의 가종현(33), 예스24의 이강인(41), 프리챌의 전제완(37) 사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독특한 수익 모델과 고객 중심 서비스를 통해 적잖은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비관론 일색인 요즘 닷컴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가 특히 대표적인 닷컴 성공사례로 꼽힌다.

온라인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8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올해 7배가 늘어난 5백70여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경상이익만 2백60억원에 달한다.

주력 게임상품인 리니지가 탄탄한 스토리와 뛰어난 그래픽을 바탕으로 네티즌들을 빠른 속도로 끌어들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만 유료 회원수가 8백만여명을 넘어섰다.

최대 동시 접속자도 10만명에 이르고 있다.

해외에서도 성공했다.

지난 7월 대만에 리니지 게임을 수출, 이미 45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9~11월까지 3개월간 로열티로만 12억원을 벌어들였다.

"아시아권을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온라인 게임시장을 석권하겠다"는게 김 사장의 포부다.

네오위즈는 간단한 프로그램 설치로 인터넷에 바로 접속할수 있는 원클릭 서비스를 기반으로 올해 3백55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4배이상 늘어난 규모다.

순이익도 1백억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다.

채팅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서비스인 세이클럽 이용자가 6백84만명에 이르고 있다.

안정된 채팅솔루션을 바탕으로 1년반만에 국내 최대 채팅 업체로 올라선 것이다.

서버부하 분산기술등을 활용해 편하게 채팅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커뮤니티 서비스 유료화를 처음 도입해 지난달 매출액 3억원이라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려 주목받고 있다.

라이코스의 가종현 사장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포털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회사를 다음 야후 등과 함께 포털 3강대열로 끌어올렸다.

지난 6월 라이코스 사령탑에 앉은 이후 줄곧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즐겁지 않으면 인터넷이 아니다"라는 광고 문구는 이미 라이코스의 케치프레이즈처럼 됐다.

하반기들어 회원수가 급증, 12월20일 현재 가입자가 8백70만여명을 넘어섰으며 하루 페이지뷰도 1억3천만건에 이르고 있다.

예스24는 한국의 아마존(미국 최대 온라인서점)으로 불린다.

20여개 인터넷 서점 가운데 단연 1위다(시장점유율 약 30%).

하루 판매량이 1만~1만5천권(약 1억원)에 달한다.

이에따라 지난해 1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올해 1백5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여기에는 이강인 사장이 지난 4월 한꺼번에 50만권의 책을 보관할수 있는 대형 물류창고를 마련, 신청 물량의 70% 이상을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고객만족 서비스에 나선 것이 크게 작용했다.

프리챌은 올초 사이트를 오픈, 불과 1년만에 국내 커뮤니티 분야 대표주자로 자리를 잡았다.

가입자수가 3백만명을 넘었으며 커뮤니티수도 19만4천여개에 이르고 있다.

동창회 등 현실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의 온라인 활동을 지원하는 아이디어가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졌다.

특히 최근에 CRM(고객관계관리) 기법을 토대로 기업들의 마케팅 지원을 대행하는 수익모델을 도입, 커뮤니티 업계의 진로방향을 제시했다.

내년엔 이를 발전시켜 전자상거래 ASP(소프트웨어 임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매출액은 70억원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