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Printed Circuit Board)은 웬만한 전자제품에 안들어가는 곳이 없다.

TV 냉장고 컴퓨터 복사기 휴대폰 통신장비 등을 뜯어 보면 예외없이 녹색기판에 부품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PCB를 볼 수 있다.

이 PCB는 인쇄회로 원판에 실핏줄같은 전기배선 회로가 그려져 있어 각종 전자부품을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가 전자제품의 두뇌라면 PCB는 신경망에 비유된다.

전자제품이 소형화 첨단화됨에 따라 PCB는 더욱 고부가가치화 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휴대폰 등의 급속한 확산과 디지털TV의 등장으로 PCB산업은 고도 성장을 예약해 놓은 상태.한국의 PCB산업도 그런 점에서 유망 성장분야로 주목 받고 있다.

<>PCB산업 현황=한국은 전세계 PCB시장에서 6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한국의 PCB생산 규모는 약 17억달러.전세계 시장(3백85억달러)의 4.5%를 차지한다.

일본(30.9%) 미국(25.5%) 유럽(13.3%) 대만(9.7%) 중국(7.5%) 다음이다.

국내 시장만 보면 PCB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인 상태.특히 양면 PCB이하의 저급 제품은 중소형 PCB업체가 난립하고 저가 수입품 공세가 강해져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업계 상위 업체들은 전체 생산량의 60%이상을 수출하며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PCB는 대량생산체제가 필요한 설비산업이면서도 주문형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이란 특징이 있다.

설비 중심의 기술집약적 산업인 만큼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이다.

더구나 최근엔 수요산업이 첨단화되면서 기술변화 속도에 따라 신규로 설비투자를 해야하는 부담이 따른다.

디지털 이동통신 등 IT(정보기술)혁신에 따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술집약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어떤 업체가 있나=국내 PCB업계는 종합 전자부품 업체인 삼성전기,가전회사인 LG전자와 PCB전문업체들이 포진하고 있다.

중소 업체들을 모두 따지면 약 3백여개 이상의 업체들이 PCB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매출액 5백억원 이상의 상위 7개사가 전체 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업체들이 30%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상위 7개사는 99년 매출액 기준으로 삼성전기(3천3백85억원) LG전자(2천7백80억원) 대덕전자(2천6백34억원) 코리아써키트(2천4백11억원) 대덕GDS(1천4백30억원) 페타시스(1천3백91억원) 심텍(6백49억원) 등이다.

나머지 회사중 매출액이 1백억원을 넘는 업체는 새한전자(3백4억원) 기라정보통신(2백99억원) 큐엔텍코리아(2백28억원) 이지닷컴(1백25억원) 오리엔텍(1백1억원)등이 있다.

국내 최대의 다층PCB업체인 삼성전기의 경우 통신(41%)과 반도체 모듈(54%) 관련 제품이 전체 매출의 95%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첨단 분야에 집중돼 있다.

대덕전자는 다층PCB(MLB)에서 국내 선두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통신기기용 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리아써키트 역시 첨단제품 위주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대덕GDS는 양.단면 PCB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심텍은 반도체 관련 제품에 특화돼 있다.

페타시스는 10층이상 고다층 제품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