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을 여는 첫해답게 올해에는 비중있는 과학적 발견들이 많았다.

생노병사의 비밀을 밝히는데 기초가 되는 인간유전자지도 완성부터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암시하는 화성 물 흔적 발견까지 인류문명의 틀을 바꾸는 과학업적들이 쏟아졌다.

미국의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파퓰러 사이언스"는 최신호에서 2000년 10대 과학뉴스를 선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주요 과학적 발견들을 짚어본다.

◆인간 유전자 지도 완성=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우리 유전자 안에 들어 있다.

과학자들은 올해 유전자를 해독하는 과정에 놓여있는 커다란 장애물을 제거했다.

지난 6월 국제 공공컨소시엄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와 미국 민간업체 ''셀레라 제노믹스''가 30억 쌍의 유전자 염기 배열 지도를 완성한 것.

이로써 유전자를 통해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예방 치료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화성에서 물 흔적 발견=미국 과학자들은 최근 화성 표면을 촬영한 사진에서 호수나 얕은 바다가 있어야 생성되는 충적층을 발견,화성에 물이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

이번 발견으로 화성 표면이 수십억년 전엔 풍부한 물로 가득 찼을 것이라는 가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과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화성에 생명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복제돼지에서 인간장기 생산=인간에게 장기를 이식해 줄 수 있는 복제돼지 연구가 세계적으로 한창이다.

돼지는 간 심장 등이 인간 장기와 크기나 모양에서 비슷해 장기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인간과 면역체계가 달라 이식했을 경우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것.

과학자들은 돼지의 장기가 거부반응을 유발하지 않도록 돼지 유전자를 조작,형질전환 돼지를 만들고 복제를 통해 이를 대량 생산하는 연구를 추진 중이다.

◆뉴트리노 질량 확인=지난 7월 국제 연구팀은 뉴트리노(중성미자)에 질량이 있을 확률이 약 95%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가속기로 뮤온 뉴트리노를 만든 뒤 이를 지하관측장치를 향해 발사한 결과 땅 속을 통과하는 사이에 일부가 타우 뉴트리노로 바뀌는 현상을 확인했다.

뉴트리노가 모양을 바꾸며 진동한다는 사실은 그것이 질량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에 따라 질량을 0으로 가정하고 있는 현재의 물리학 표준모형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포퓰러 사이언스는 이외에도 은하계 중심으로 추정되는 블랙홀 위치 확인,녹색 조류를 통한 수소 생산법 발견,뛰어난 건축기술이 적용된 고대 마야유적 발견,인간의 먼 조상으로 추정되는 쌀알 크기의 원숭이 화석 발견,광합성 작용을 하는 바다 박테리아 발견 등을 10대 과학뉴스로 선정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