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교수의 논어 강의를 놓고 사이버공간에서 찬반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김 교수가 KBS 1TV "도올의 논어이야기" 강의에서 기독교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반발하자 강의를 유익하다고 보는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

한기총은 지난달 한국방송공사와 문화관광부에 항의공문을 보낸데 이어 방영금지를 위한 헙법소원을 제기했고 지구촌교회 임종철 목사 주도로 방영금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기총은 항의공문에서 "특정 종교와 창시자를 비하 또는 매도하는 듯한 언사를 공중파에서 방영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계층간 분쟁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총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도올 지지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도올과 생각하는 삶"이란 이름의 사이트
(home.hanmir.com/~noja2000)에서는 지난 9일부터 "방송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제목으로 사이버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 사이트의 자유게시판과 서명란에는 한기총을 비판하는 글이 하루 수십건씩 올라온다.

자신의 아이디를 "답답한 사람"이라고 쓴 네티즌은 "기독교가 우리나라 국교냐","도올이 기독교와 논어를 비유해 얘기하는 대목에서 아무런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기독교에 대한 비판을 자정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임왕택씨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남을 이해하는 자세 똘레랑스가 없는 것","기독교의 진정한 목적은 화합과 사랑"이라고 지적하고 목적과 수단이 바뀐 것이 기독교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기총 홈페이지(www.cck.or.kr)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게시판에 도올을 이해하는 듯한 논조로 글을 올린 "바람"이란 이름의 교인에 대해 다수의 교인들이 거의 "이지메"를 가하고 있다.

이에 "바람"이란 교인은 "종교 사이트라서 토론이 될 것으로 믿었다"면서 "도올 이름만 들먹여도 죽일놈이 되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논란이 격화되면서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는 네티즌도 눈에 띈다.

"예수쟁이"라는 속어도 나오고 "그분이 오시면 맨먼저 OO들부터 손볼거다"며 한기총측을 비난하는 글도 있다.

"동양철약은 서양문물의 통조림짠지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글도 보인다.

물론 빌미를 제공한 주체는 방송사이다.

KBS는 "도올의 논어이야기"사이트(www.kbs.co.kr/1tv/dol)에 기획의도를 "통일의 진정한 이념적 기초를 찾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런데 의도와는 달리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러나 논쟁을 지켜보면서 "문제의 핵심은 토론 부재"라는 결론을 내렸다.

인터넷은 전자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토론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겐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사이버공간은 싸움터가 되고 말 것이다.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