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이란 말이 있죠. 1만원 있을 때 1천원 기부하는 마음이면 누구나 어려운 이웃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부담없는 외모에 풍채가 좋은 나종민(34) 하늘사랑(www.skylove.com) 사장.

그는 덩치보다 마음이 더 넓은 벤처기업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돌봐주던 그가 최근 아예 "불우이웃 돕기 전령사"로 나섰다.

12억원 규모의 개인재산을 기부, 1년여 노력 끝에 "하늘사랑복지회"를 만든 것.

이 복지회는 현재 봉천동 일대의 소년소녀 가장 30여명을 비롯해 끼니를 거르기 일쑤인 노숙자들을 돕고 있다.

나 사장은 오해를 살까 두려워 복지회 운영도 나눔의 집 송경용 신부에게 전적으로 맡겨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정부보조를 받지 않는 비정부기구(NGO)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보조금조차 받지 않는 시민단체들은 기업체로부터 기부금을 모으기도 쉽지 않습니다. 시민단체에 기부해 봤자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죠. 이들 NGO처럼 사명감을 갖고 일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된 곳에는 기꺼이 기부하고 있습니다"

인하대 87학번인 나 사장은 졸업후 보험회사에 입사해 2년간 근무했다.

의류회사로 직장을 옮겨 2년 더 일한 뒤 지난 98년 대학후배 등 7명과 자본금 7천만원으로 주식회사 하늘사랑정보를 세웠다.

당시 법인설립 비용 1백여만원이 아까워 개인회사로 시작했다.

이름없는 인트라넷 솔루션업체는 자체 기술력을 시험하기 위해 채팅서비스를 시작했고 채팅이 차츰 인기를 더해갔다.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리게 된 계기는 채팅서비스를 PC통신과 인포샵에 과금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국내 인터넷업체로서는 거의 유일했던 이 과금방식은 하늘사랑의 탄탄한 수익모델이 됐다.

나 사장은 PC방 유료화를 개시하며 하루 5천만원의 수입을 올릴 정도로 돈을 "긁어 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8월 한글과컴퓨터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1백억원대의 갑부가 됐다.

큰돈을 번 뒤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이 돈을 어떻게 쓸까"였다.

"돈이 한꺼번에 많아지면서 복지회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하지만 방법을 잘 모르거나 쉽게 믿지 못했거든요"

그의 각별한 "기부철학"은 하늘사랑 직원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회사 70여명의 전직원은 매달 5천~5만원씩 심장병재단 등에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또 장진우 3W투어 사장, 조민제 디지웨이브 사장 등 그의 지인(知人)들도 나 사장의 따뜻한 이웃사랑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가진 것에 상관없이 소외된 이웃을 돕는다는 그의 철학은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못하는 아이"에게 장학금을 먼저 준다는 복지회의 운영원칙에 잘 반영돼 있다.

공부 못하는 아이가 상대적으로 더 소외받기 때문이다.

벤처업계에 잔잔한 훈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내일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